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조선후기의 嘉

김 세 은*

1. 머리말

조선은 국가의 주요 를 크게 吉 , 嘉 , , , 軍 등 다섯 범주로 나누어 시

행하 다. 이 가운데‘嘉 ’에는 왕실의 경사스러운 라는 뜻으로 왕의 즉위식과 ,

의 冠 와 등을 비롯하여 임금과 신하의 회합의식인 , 과거의 최종합

격자를 축하하는 科 등이 있었다.1) 그러나 조선후기에 편찬된《嘉 監 軌》

는 모두 왕이나 왕세자, 왕세손의 혼례를 정리한 것이므로 이때의‘嘉 ’는 왕과 그 계승자

의 혼례를 이르는 것이다.2)

조선에서 거행한 국가 의식은 매우 다양하 는데,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의식을

예에 맞게 규범화하고, 실행할 때에 여러 실수를 없애기 위해 軌를 제작하 다. 의궤는

각종 국가행사의 전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것으로 조선초부터 한제국 때까지 지속적으로

편찬되었는데, 임진왜란(1592~1598)을 겪으면서 그 이전의 것은 모두 유실되었다. 이 때문

에 현존하는 부분의 의궤는 이후에 편찬된 것이다.3)

軌는 각 의식별로 편찬되었는데, 기록과 그림에서 축제의 분위기가 가장 잘 배어나는

1. 머리말

2. 《嘉 監 軌》의 내용과 편찬체재의 변화

3. 조선후기 嘉 의 정비와 변화

1) 揀 의 실시와 宮의 변경

2) 嘉 監의 설치과정

3) 거행과 상차림

4) 과 예물의 변화

4. 맺음말

�필자 : 서울 한국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1) , 1991 《 國 究》일조각, 326쪽; 한 우, 2005 《조선왕조 의궤》일지사, 34~37쪽.

2) 신병주, 2001 《66세의 조 15세 신부를 맞이하다》효형출판, 30쪽.

3) 한 우, 2002 <조선시 의궤 편찬 시말> 《한국학보》107, 2~3쪽.

21

표적인 것이 바로《嘉 監 軌》이다. 예나 지금이나 남녀의 혼인은 중요하고 기쁜 일

이며, 가장 축하할 만한 행사이다. 그러므로 기록의 내용이 활기차고 신명 넘치는 것은 당

연하다고 할 수 있다.4)

《가례도감의궤》에는 그 행사 고유의 여러 가지 사항을 비롯하여 각종 의절 수행 일정과

각 부서의 임무, 담당 관원, 동원된 및 소요 물자 등에 한 것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

다. 나 의 후보를 선택하는 揀 과정과 주요 혼인 의식인 5) 및 신부가 처음으로

부왕이나 왕실 어른을 알현하는 등에 관한 사항이 당시에 행해진 그 로 적혀 있다.

아울러 을 마치고 왕(왕세자)과 비(빈)가 궐로 들어오는 행차를 실감나게 묘사한

가 실려 있다. 반차도는 기록화의 일종으로 왕실행사의 주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행

사 전에 참여 인원과 물품을 미리 배치해 그린 것이다.6) 행사 참여자들은 반차도에 묘사된

그 로 예행연습 등을 하여 행사 당일에 발생할 수 있는 잘못을 줄 다.7)

본고에서는 현재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가례도감의궤》가운데 가장 오래된《[

]嘉 監 軌》(규13197)를 비롯하여《[ ]嘉 監 軌》(규13084), 《[

敬 ]嘉 監 軌》(규13109), 《[ ]嘉 監 軌》(규13130), 《[ ]嘉

監 軌》(규13147), 《[高 ]嘉 監 軌》(규13153)를 중심으로《가례도감의궤》

의 내용과 편찬체재의 정비 과정을 정리할 것이다. 왕과 왕세자, 왕세손 등의 지위에 따라

가례의식 중에 갖추어야 하는 와 등의 차이는 약간 있으나8) 중요 의식인 육례를

치르는 의절과 과정은 거의 다르지 않으므로9) 왕과 왕세자의 가례를 구별하지 않고 시 순

에 따라 각 의궤를 살펴볼 것이다. 아울러 17세기 이후부터 19세기 高 까지 각

가례의 정치적 의미와 그 의식의 변화 모습을 살펴볼 것이다.

22 奎 閣 28

4) 신병주, 앞 책 30~31쪽.

5) 는 가례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서 신랑측에서 청혼서를 보내는 納 와 결혼 예물을 보내는 納

, 날짜를 알리는 告期, 또는 으로 책봉하는 혹은 , 신랑이 宮에 가서 신부를 맞이해

오는 , 혼인 후의 궁중 잔치인 으로 구성되어 있다. 육례에 한 것은 , 1991 《

宮 軌 》 , 23~48쪽; 한 우, 2001 《명성왕후와 한제국》효형출판, 24~27쪽; 신병주,

앞 책 154~156쪽 참조.

6) 의궤에는 다양한 반차도가 실려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선시 회화와 복식, 의장, 의절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반차도를 분석한 최근의 연구 성과는 다음과 같다. 유송옥, 위 책; 외, 1994 《 閣

嘉 監 軌》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정혜, 2000 《조선시 궁중기록화 연구》일지사; 김지 , 2005

《 期 국왕 에 한 연구》서울 박사학위논문.

7) 김문식∙신병주 2005 《조선왕조 기록문화의 꽃 의궤》돌베개, 45~46쪽.

8) 가례의 복색 가운데 왕과 왕세자의 복색은 다르지만 왕세자와 왕세손의 복색은 같다. (유송옥, 위 책

158쪽)

9) 가례의식의 주요 행사는 라고 할 수 있는데, 왕과 왕세자, 왕세손의 가례 때에 모두 동일한 육례의

식을 거행하 다. 단, 왕세자와 왕세손의 가례 때에는 친 하기 전 戒를 한다.(유송옥, 위 책

29~30쪽)

2. 《嘉 監 軌》의 내용과 편찬체재의 변화

조선 왕실은 왕이나 왕세자의 嘉 가 거행되면 행사의 모든 일정과 진행과정을 정리하여10)

《가례도감의궤》로 편찬하 다.11) 현재 모두 20종의《가례도감의궤》가 남아 있는데, 국왕

의 가례의궤가 9종, 왕세자의 가례의궤 9종, 왕세손의 가례의궤 1종, 황태자의 가례의궤가

1종이 있다.12) 다음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가례도감의궤》를 <표 1>로 정리한 것이다.

<표 1>을 보면, 1종의《가례도감의궤》마다 5~8건의 이 편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그 가운데 로 제작한 어람용은 현재 부분 파리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로 만들어 예조 및 지방의 네 庫 등에 분상했던 것은 서울 학교의 규장각과 한국

학중앙연구원의 장서각, 일본 궁내청 등에 소장되어 있다.13) <표 1>에서 확인되듯이 규장

각에는 현존하는 모든《가례도감의궤》가 보관되어 있다.

다음은 古의《가례도감의궤》로서 1627년(인조 5)에 작성된《[소현세자]가례도감의궤》

의 내용과 편찬체재를 정리한 것이다. 이어 숙종, 조, 순조, 철종, 고종 에 편찬된《가례

도감의궤》를 살펴볼 것이다.

①《[ ]嘉 監 軌》

《[소현세자]가례도감의궤》는 1627년(인조 5)에 거행된 (1612~1645)와

姜 (姜 期의 딸, 1611~1646)14)의 가례의식을 기록한 것으로 현존하는《가례도감의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현존하는 부분 의궤가 병자호란 이후에 편찬된 것인데, 본

의궤는 병자호란 이전에 제작되었다.

본 의궤는 모두 8건을 편찬하 다. 이 1건 있었고, 나머지는 , 館,

및 , , , 江 등에 분상하 다. 분상처 가운데 은 묘향산으로 추정된

다. 당시 묘향산에는 이전의 전주사고에 있던 실록이 옮겨져 있었으므로 이곳에도 분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23

10) 각 행사는 업무일지인 등록의 형태로 작성되기도 하 는데, 《[소현세자]가례도감의궤》, 《[숙종인현후]

가례도감도청의궤》등에서 여러 가례등록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졸고, 2005 《규장

각소장의궤해제집》3 <가례> 참조.

11) 성종과 중종 때에도《가례의궤》가 편찬되었다.(한 우, 2005 앞 책 43쪽)

12) 신병주, 2001 앞 책 30쪽.

13)《가례도감의궤》의 소장 상황에 해서는 규장각 편, 2002 《규장각소장 軌종합목록》177~181쪽 참

조.

14)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 그 후손들의 생애 및《[소현세자]가례도감의궤》에 한 자세한 설명은 졸고,

2005 <1627년(인조 5) 의 嘉 와『[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참

조.

상한 듯하다.16) 현재 태백산본(규13197)과 오 산본(규13198)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으

며, 적상산본(2-2592)은 장서각에 있다.

본 의궤는 1책으로 편찬되었으며 다른 의궤에 비해 기록이 소략한 편이다.17) 관장 업무

에 따라 < 監>과 < >, < >, < >의 일은 구별하여 구성하 다. 그러나 일정한 기

록체계와 을 갖추지 못했으며, , 擧 記 등과 같은 주제별 분류 없이 啓 와

敎, 甘結, 各 등을 날짜순으로 정리하 다. 이런 구성 때문에 각 의식별 내용 파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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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규장각 소장《가례도감의궤》15)

현존 규장각가례의 종류 간행 시기 의궤 이름

건수 소장건수

1638년(인조 16) 《[ ]嘉 監 軌》 2 1

1681년(숙종 7) 《[ ]嘉 監 軌》 5 2

1702년(숙종 28) 《[ ]嘉 監 軌》 5 2

1759년( 조 35) 《[ ]嘉 監 軌》 5 3

왕의 가례 1802년(순조 2) 《[ ]嘉 監 軌》 5 3

1837년(헌종 3) 《[ ]嘉 監 軌》 5 3

1844년(헌종 10) 《[ ]嘉 監 軌》 6 5

1851년(철종 2) 《[ ]嘉 監 軌》 6 5

1866년(고종 3) 《[高 ]嘉 監 軌》 7 5

1627년(인조 5) 《[ ]嘉 監 軌》 3 2

1651년(효종 2) 《[ ]嘉 監 軌》 4 2

1671년(현종 12) 《[ 敬 ]嘉 監 嘉 軌》 6 4

1696년(숙종 22) 《[景 ]嘉 監 軌》 5 2

왕세자의 가례 1718년(숙종 44) 《[景 ]嘉 監 軌》 6 3

1727년( 조 3) 《[ ]嘉 監 軌》 5 3

1744년( 조 20) 《[ 敬 ]嘉 監 軌》 5 3

1819년(순조 19) 《[ ]嘉 監 軌》 6 4

1882년(고종 19) 《[ ]嘉 監 軌》 7 5

왕세손의 가례 1762년( 조 38) 《[ ]嘉 監 軌》 3 2

황태자의 가례 1906년(광무 10) 《[ ]嘉 監 軌》 8 7

15)《가례도감의궤》의 규장각 소장 상황에 한 기타 내용은 신병주, 앞 책 286쪽; 규장각 편, 2002 앞 책

177~181쪽 참조.

16) 한 우, 2002 앞 논문 16쪽.

17)《가례도감》이 1책으로 편찬될 때에 그 분량은 개 2백~3백 정도의 면수를 갖추는데, 《[소현세자]가례

도감의궤》는 133면이다.

어려우며 기록의 중복이 많다.

< 監 軌>에는 敎 및 예조와 가례도감에서 올린 보고가 정리되어 있는데, 주로 복식

과 의식, 인사와 관련된 것이다. 본 의궤의 편찬 과정을 적은 <의궤사목단자>와 을 기

록한 < 記>도 수록되어 있다. < ( 軌)>에는 일방이 敎 과 �, 을 담당하 으

므로 이의 제작과 관련된 것이 적혀 있다. < ( 軌)>에는 이방이 , 등의 관리

와 제작을 맡았으므로 그와 관계된 것이 정리되어 있는데, 특히 별궁흰모시연화10첩병풍,

동뢰청화초 병풍, 십장생 병풍, 개복청목단병풍 등 병풍 제작에 관한 것이 많다. <

( 軌)>에는 삼방이 , 등을 만들었으므로 이를 위한 각종 과 기록이 실려 있

다.18)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의 가례를 거행할 즈음 조선은 직후 內 에 시달리

고 있었다. 이를 반 하듯 본 가례는 성 한 의식을 치르기 보다는 이전의 물품을 수리하여

재사용하고, 을 줄이고 몇몇 의식을 생략하는 등 간소하게 진행되었다. 의식의 절차와

규모를 상고할 때에도 으로 이전의 의궤들이 부분 소실되었으므로 주로 가례등록을

참고하여 설행하 다.

卷 에는 < 宮 館 >라는 이름이 붙은 8면의 반차도가 실려 있

다. 이것은 현존하는 가례 관련 반차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며, 가장 면수가 적은 것이

다. 소현세자 가례 때에는 친 의식을 이전처럼 중국 의 숙소인 館19)에서 거행하

다. 이에 따라 친 당일 세자빈이 먼저 태평관에 나아가 소현세자를 맞이하도록 하 으

므로 세자빈은 삼간택 직후부터 거주하던 校 20) 宮에서 태평관으로 행차하 다.

본 반차도는 바로 세자빈의 태평관 행차를 그린 것이다. 행렬은 5명의 과 官을 선

두로 하 으며, 깃발과 창을 들고 있는 3줄의 와 좌우의 近 이 각 5명씩 따랐

다. 그 뒤에 敎 을 실은 가 말을 탄 內禁 와 官, 에 둘러싸인 채 따랐으며,

을 실은 가 의장 의 호위를 받고, 을 실은 여가 禁 과 군사의 호위를 받으며

행렬을 이었다. 을 실은 는 의 호위를 받으며 행차하 다. 그 뒤에 監,

을 앞세우고, 宮, 女, , 內 등의 호위를 받으며 세자빈을 모신 이 따랐다.

후면에 假 , , � 이 있었다. 이어 , 등의 2줄 행렬과 말 탄

와 3명의 , 6명의 � , 7명의 監 官이 있었다. 제일 끝에 깃발과 창 등을 갖춘

3줄의 행렬이 있었다. 등장인물은 략 460여 명이며, 각종 기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묘

사되어 있어 행사의 면모를 자세히 전달해 주고 있다.21)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25

18) 가례의식을 거행할 때에 왕비는 옥책과 금보를, 세자빈은 죽책과 옥인을 갖추었다. 본 가례는 세자와

세자빈의 가례이므로 죽책과 옥인을 조성하 다.

19) 태평관은 숭례문 안 에 있었다. 현재 위치는 중구 태평동이다.

20) 향교동은 현재 종로구 경운동 지역이다.(《서울 年 》)

②《[ ]嘉 監 軌》

《[숙종인현후]가례도감의궤》는 1681년(숙종 7) (1661~1720, 재위1674~1720)과 繼

( 의 딸, 1661~1701)가 올린 嘉 의식의 모든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1680

년(숙종 6) 10월 敬 金 (金 基의 딸, 1661~1680)가 하자, 1681년 정월

부터 (金 의 딸, 1642~1683)는 國 을 서둘러 추진하 다. 인경왕후의

國 기간이라 어렵다는 신료들의 반 가 있었지만, 명성왕후는 국외의 정세가 불안하고

국왕에게 후사가 없다는 것을 내세워 嘉 거행을 종용하 다. 개 초간택 직후 설치하는

가례도감도 미리 설치하고, 세 번의 간택을 14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치 다. 가례의 도

한 달 안에 모두 거행하 다. 를 행할 때에는 수 차례의 지진 발생으로 행사 연기가

논의되었으나 일정 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예정 로 진행하 다.

당시 중앙 정계는 1680년(숙종 8) 庚 局으로 남인이 실각하고, 서인이 정부의 요직을

독점해 가는 변화를 겪고 있었다. 이때 인현왕후의 친정아버지 (1630~1687)은 병조

판서를 맡고 있었으며, (1628~1692)은 정부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고 있었다.22)

명성왕후의 청풍 김씨 집안과 인현왕후의 여흥 민씨 집안 등은 당시 표적인 왕실 외척으

로서 숙종 의 서인 정권을 주도하고 있었다.23) 따라서 숙종과 서인 명문 집안 출신인 인현

왕후의 가례는 이와 같은 정치적 상황과 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본 의궤에서는 숙종 국가체제의 재정비를 위해 노력했던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본 가

례의식은 기본적으로《국조오례의》에 의거해 거행하 다. 그러나 현실에 맞지 않거나 그

동안 변화를 보인 은 1638년(인조 16) 인조와 장렬왕후의 가례, 1651년(효종 2) 현종과

명성왕후의 가례, 1671년(현종 12) 숙종과 인경왕후 가례 때의 를 참고하여 정비하

다.24)

본 의궤는 모두 6건이 편찬되었다. 어람용 1건 외에 5건은 예조, 강화부, 태백산, 오 산,

적상산성에 각각 분상되었다. 현재 어람용은 파리국립도서관에 있으며,25) 적상산성본과

예조본은 장서각에 있다. 규장각에는 태백산본(규13084)과 오 산본(규13085)이 있다.

표제는‘嘉 監 軌’이며, 1책으로 제작되었다. 표지 이면에 記가 쓰여 있다. 의

26 奎 閣 28

21) 본 반차도의 의장 행렬은《國 》의 기록과 비슷하고, 규모는 작아도 행렬의 기본적인 요소

는 모두 표현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 가례반차도에 해서는 유송옥, 앞 책 및 이성미 외, 앞

책 참조. 특히 유송옥의 연구는 반차도를 그린 화원과 반차도에 등장하는 인물의 직책, 복색 등을 자

세히 정리하 다.

22) 졸고, 2005 <1681년(숙종 7) ∙ 의 嘉 와『[ ]嘉 監 軌』> 《규장각소장

의궤해제집》3, 386~387쪽.

23) , 1986 < 期의 構 와 局> 《 國 》15, 136~137쪽.

24)《[ ]嘉 監 軌》(규13084) < 軌> 監

25)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에 해서는 김문식 외, 2003 《파리국립도서관소장 외규장각 의

궤 조사연구》참조.

궤는 업무 분장에 따라 < 軌>, < 軌>, < 軌>, < 軌>, < 工 >과

< 宮 >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 工 >과 < 宮 >는 의궤의 편찬 체재는 갖

추었으나 제목에는‘ 軌’라고 쓰지 않았다. 각 의궤마다 각종 문서철을 나타내는‘ ’이

여럿 실려 있다. 와 에 비해 내용이 정리되어 있으며, 당시 참고한 의궤나 등

록을 소개하고 있어 양란이후 가례의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본 의궤의 < 軌>에는 敎, 啓 등의 문서가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다. 가례도감의

인원 구성 명단인 은‘ ’의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행사의 계획서라고 할 수 있

는 監 은‘ 監 ’로 실려 있다. 의절을 준비할 때에 이전의 가례등록을

수시로 참고하는데, 중요한 것은‘ 監 ’으로 정리해 놓았다.

아울러 과 , 宮, 女 등의 �를 정리한 , 宮에 올린 것과

을 적은 을 비롯하여 敎 器 , 器 등이 있다.

關 은 예조에서 올린 과 이에 한 지시 및 각종 들을 모은 것인데, 揀

과 거행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 , 甘結 , 工 , 監

工 女 등이 있다. 軌 은 5월 15일자 문서로 실려 있다. 은 記

의 형식으로 작성되었다.

< 軌>는 敎 , �, , � , 에 관한 기록으로 各 � ,

各 件 , , 甘結 , , 등이 실려 있다. 이방과 삼방 등 다른

부분의 의궤와 마찬가지로 품목질의 내용이 가장 많다. 에는 육례의 각 이 구체

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가 소상하게 쓰여 있다.

< 軌>에는 각종 과 관련된 것이 , , , 工 등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 軌>에는 , � 및 그 부속품을 조성하기 위한 사항들이 실

려 있다. < 工 >은 각종 의식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하 는데 內 , 宮 ,

등으로 구별 정리하 다. < 宮 >에는 별궁 수리와 장인들의 假家 조성

과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다.

卷 에 왕비가 별궁인 宮( 의 )에서 친 의식을 거행한 후 궁궐로 들어가는

행렬 18면이 실려 있다. 국왕은 그려져 있지 않으며,26) 기본적인 구성은 1651년(효

종 2)에 편찬된 현종과 명성후의 가례반차도와 비슷하다. 행렬은 3명의 를 앞세우고

官 1명과 2필에 이어 敎 가 따랐다. 그 뒤에 , � , 가

늘어섰다. 각각의 요여와 채여 사이에는 말 탄 집사 4명과 내관 3명이 따랐다. 이어 의장

와 그 중앙에 , 灌 , 등의 행렬이 있고, 8명 2줄의 악공과 홍양산이 따랐다. 그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27

26) 국왕은 조 부터 가례 반차도에 등장한다. 이에 한 사항은 김지 , 2005 《 期 국왕 에

한 연구》서울 박사학위논문 78~98쪽 참조.

양쪽에는 말 탄 內 가 호위하 다. 각종 의장 가 그려져 있는 부분이 본 반차도에서

가장 화려하다. 이어 騎 內 과 內 , 시녀 등이 있었으며, 별감 2인을 필두로 왕비의

과 2개의 이 따랐다. 그 양쪽에는 내시와 말 탄 시녀들이 호위하 으며, 2명의 의녀

와 내시, , 官, 假 등이 의 호위를 받으며 뒤를 이었고, ,

� 및 8명 2줄의 행렬이 있었다. 이어 도제조와 제조, 도청과 낭청이 사령의 호위를

받으며 행차하 다. 끝으로 양쪽으로 말 탄 호위와 깃발을 든 의장 가 있다. 《소현세자가

례도감》에 실린 반차도와 비교하면, 시위인원과 의장 등이 두 배 이상 증가하 으며, 그 행

렬도 길고 화려하다.27)

③《[ 敬 ]嘉 監 軌》

《[장조헌경후]가례도감의궤》는 1744년( 조 20)에 거행한 (후에 ,

1735~1762)와 세자빈 ( 의 딸이자 후에 敬 , 1735~1815)의 가례의식의

전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28) 인조∙숙종 에 비해 편찬방식이 정비되면서 반복되는 기록

은 줄었지만 모든 일을 세세하게 적어 놓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은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도감원역이나 장인 명단의 직책과 인원 등은 간단히 적었는데, 본 의궤에서

는 모든 사람의 이름과 원래의 소속처를 밝혔다. 물목을 기재할 때에도 각각의 減과 실제

수입 상황, 여 여부, 소속처 등에 해 를 달아 자세히 밝혔다. 이런 기재 방식 때문

에 양란이후 규모와 격식을 갖추어 나가고 있던 가례의식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본 가례는 조가 거의 모든 것을 주도하 다. 세자빈을 간택하는 일정부터 별궁에서 세

자빈을 교육하고, 육례 거행 후 조현례를 시행하는 등의 의식까지 조의 의지가 반 되었

다. 아울러 본 의궤에서는 의식에 참여한 이들을 배려하는 조 의 분위기도 엿볼 수 있

다. 본 가례는 겨울에 거행되었기 때문에 온돌용 땔감을 많이 지급하 다. 그런데 당상과

낭청 등 고위 관원 뿐 아니라 각종 장인 및 침선비에게도 매일 난방용 을 지급하 다. 또

한 들이 추운 날씨로 인해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작업장 근처에 여염집을 마련해

주는 등의 조처를 내렸다.29)

《[장조헌경후]가례도감의궤》는 모두 6건을 제작하 다. 어람용으로 1건을 만들었으며,

나머지 5건은 , 江 , , , 에 각각 1건씩 분상하 다. 현재 어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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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숙종인현후]가례도감도청의궤》(규13084) <반차도>; 본 반차도는 현재 17세기를 표할 수 있는 것

으로 평가받고 있다.(이성미 외, 앞 책 45~48쪽)

28) 사도세자와 혜빈은 1899년(광무 3) 와 敬 로 추존되었다. 그 이전에는 사도세자(후에 장헌

세자)와‘ ’이라 하 다. 정조 즉위 직후 혜빈은‘ 慶宮’이라고 존칭되었다. ‘ 敬’은 혜빈의 시

호다.(졸고, 2004 <순조 15년(1815) 慶宮 의 와 �> 《奎 閣》27, 123~129쪽)

29)《[ 敬 ]嘉 監 軌》(규13109) <일방의궤>

은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적상산성과 예조에 분상한 것은 행방을 알 수 없다.

규장각에는 태백산본(규13109), 오 산본(규13110), 강화부본(규13111)이 있다.

표제는‘嘉 監 軌’이며, 1책으로 제작되었다. 표지 이면에 장서기가 쓰여 있다.

이 실려 있으며, < 軌>와 < >, < >, < >, < 工 >으로 구성되었다. 반

차도는 일방의궤 끝에 첨부되었다.

<도청의궤>는 , 啓 , , , , 甘結, 啓, 軌, � 의 순서로 구성되었

다고 목록에 적혀 있으나 실제 기록은 다르다. ‘ ’는 <일방의궤>에‘ ’로 수록되

어 있으며, ‘이문’은‘품목’다음에 실려 있다. ‘ 啓’는 어떤 기록을 지칭하는 것인지 확

인할 수 없으며, ‘논상’은 비망기의 형식으로 수록되었다.

각방 의궤는 관장하는 것과 소속 관원 등을 첫머리에 적었다. <일방의궤>는 , 甘

結 , , , , 工 , 內 擧 등으로 구성되었다.

<도청의궤>에 있어야 할 가 <일방의궤>에 실려 있으며, 반차도도 첨부되어 있다. <일

방의궤>가 각방 의궤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방의궤>, <삼방의궤>는 품목

질, 수본질, 甘結 , , 工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별공작의궤>는 수본질과 공장

질로 구성되었다. 각방의 기록 중에는 품목질의 내용이 가장 많다.

반차도 12면은 세자빈이 별궁인 宮에서 를 마치고 궐로 들어오는 행차를

그린 것이다. 기본적인 구성은 앞 시기의 가례반차도와 비슷하나 요여의 명칭과 시위 인물

의 직책을 전혀 표기하지 않았다. 또한, 실제의 행렬은 등과 官과 등을 앞세

우고 이어 敎 가 따르는데, 본 반차도에서는 의 행렬이 바로 나온다. 요여의 행렬

은 , � , 로 추측된다. 각각의 요여와 채여 사이에는 말 탄 집사

4명과 내관 3명이 따랐다. 이어 말 탄 內 가 호위하는 의장 가 나오고, 상궁과 시녀

등을 필두로 세자빈의 과 2개의 이 이어졌으며, 그 양쪽에는 다른 부분보다 호위 인

원이 많았다. 뒤이어 騎 內 과 시녀 및 도제조와 제조, 도청과 낭청의 행렬이 있었다.

체적으로 간결한 행렬도로서 그림 자체가 성의 없이 묘사되었으며, 내용도 충실하지 못하

다.30)

④《[ ]嘉 監 軌》

《[문조신정후]가례도감의궤》는 1819년(순조 19)에 거행한 (뒤에 ,

1809~1830)와 ( 의 딸이자 후에 , 1808~1890)31)의 가례의식을 기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29

30)《[장조헌경후]가례도감의궤》(규13109) <일방의궤> 반차도; 이성미 외, 앞 책 50쪽; 김지 , 앞 논문

84~85쪽.

31) 효명세자는 1834년 그의 아들 이 왕위에 오르자 이라는 를 받았으며, 세자빈 조씨는

가 되었다. 익종은 한제국 때에 로 격상되었다.(《헌종실록》권1 헌종즉위년 11월

록한 것이다. 본 가례는 이전처럼 앞서 거행한 의식을 참고하 는데, 주로 1802년(순조 2)

에 거행된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의식을 따랐다.

의궤는 ∙정조 를 거치면서 편찬과 기록 방식이 정비되었는데, 본 의궤에서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록 앞머리에 목록이 첨부되었고, 문서별로 편찬되었으며, 각방의

의궤도 첫머리에 담당 인원과 관장하는 일을 소개하는 형식을 갖추었다. 상, 하 2책으로 편

찬되었으며, 상책에는 과 , 擧 記, 敎(啓 와 擧 포함), , �關, 關,

甘結, , , , 軌 등으로 구성된 <도청의궤>와 <일방의궤>가 있으며, 하

책에는 < 軌>, < 軌>와 < 工 >, < > 및 가 있다. 목록에는 반차

도가 <일방의궤>에 실려 있는 것으로 적혀 있으나 실제는 하책 끝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도청의궤>의 내용이 <일방의궤>나 <이방의궤>에 다시 나오는 등 기록의 반복이 있지

만, 그런 가운데 각 사항에 해 좀 더 구체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 <일방의궤>의 구성은

목록과 실제의 내용 몇 부분이 일치하지 않는다. 목록에는 , , , 甘結 各

女, , 工 , , , , 內 로 편찬되었다고 적혀 있으나 실제 구성

에서는‘공장’에 한 것이‘의주’앞에 실려 있고, 반차도는 본 의궤 제일 끝에 첨부되어

있다. <이방의궤>, <삼방의궤>는 좌목, 소장, 품목, 감결, 공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별공

작>과 <수리소의궤>는 좌목, 수본, 공장 등으로 구별 정리하 다. 전체적으로 각방마다 의

궤의 편찬체재를 잘 갖추고 있으며, 각종 器 , , 도구 등에 한 기록은 모양과 재질,

조성 방법 및 물량 등을 자세히 적어 놓았다. 과 와 같이 한 눈에 알 수 있

는 그림 설명도 많은 편이다.32) 가례의 여러 의식도 구체적으로 수록하 다. 도 자세

히 적어 놓았으며, 친 행차를 위한 및 각종 의식을 준비하기 위한 임시 처소 등을 밝

혀 본 가례의 준비 과정을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33)

본 의궤는 모두 6건이 제작되었으며, 현재 규장각에는 오 산(규13130), 예조(규13131),

정족산성(규13132), 태백산(규13133)에 분상되었던 4건이 소장되어 있다. 장서각에는 적상

산성본(장2-2677)이 있다. 어람용으로 제작된 규장각본은 현재 파리국립도서관에 있는데,

상책만 확인할 수 있다.34)

52면은 왕세자와 세자빈 조씨가 친 을 마치고 함께 궁궐로 가는 긴 행차를 그린

것이다.35) 제29면까지는 왕세자의 행렬이고, 제30면부터 세자빈의 행렬이다. 왕세자의 가

30 奎 閣 28

庚 ; 《고종실록》권39 고종 36년 12월 7일)

32) 동뢰연배설도에 한 것은 졸고, 2005 <1819년(순조 19) 의 嘉 와『[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429쪽 참조.

33) 본 의궤에 한 자세한 내용은 졸고, 윗 참조.

34) 김문식 외, 2003 앞 책 162~163쪽 참조. 현재 규장각에는 본 의궤의 상책 복사본(2683-19)이 있다.

35) 조와 정순후의 가례 때부터 반차도에 왕(왕세자)이 등장하고 이를 시위하기 위한 행렬이 구성되면

례반차도이지만 그 규모는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 반차도와 같다.36)

왕세자의 앞 행렬에는 척후병이 드는 旗, 지휘와 호령을 위한 高 旗가 새로 등장하

다. 그 뒤에 官 旗와 鼓 가 따르고 官과 , , 의 보병 2 가 따른다. 이

어 , � �, � , 棍 , , , 旗 등에 둘러싸인 채 鼓 와 , 旗가 행

진하고 두 마부가 이끄는 와 화려한 의장 , 轎 , 官이 이끄는 행렬과 호

위 , 와 초롱을 받들고 가는 행렬이 있으며, 12명이 메고 가는 왕세자의 이

있다.37) 그 뒤에 내시와 ( 講 ), 桂 ( )의 관원이 따르고 기수와

의 보병 3조가 따랐다. 반복해 등장하는 보병 행렬은 이전에 없던 것이다.

세자빈의 행렬은 의 보병 1조가 나오고 이어 의 청소를 감시하는 軍 4인이

등에 기다란 물건을 지고 양쪽으로 2인씩 따랐다. 이어 , , 과 8인이 메는

敎 가 의장 의 호위를 받으며 행진했다. 뒤이어 , , 솨

및 횃불을 들고 가는 炬가 있고, 架와 다음에 봉촉행렬, 기행나인, 보행나인, 상

궁, , , 그리고 세자빈의 과 호위 , 시녀와 의녀, 차비, 춘방과 계방의 관원, 뷜

와 호위 및 도제조, 제조, 낭청 및 시위 가 있었다. 세자빈의 행렬에서 명복석말채여는

이전의 명복채여와 같은 것이나 석말, 즉 버선과 신발을 함께 싣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나타

낸 첫 번째 라고 할 수 있다. 여인이 함을 머리에 이고 가는 것을 재함이라고 하 는데,

반차도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것이다.38)

반차도에 그려진 인물은 총 878명으로 이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인원이다.39) 여

러 새로운 의장들이 추가되었으며 행렬 자체도 규모가 커지고 화려해졌는데, 본 반차도에

는 이런 점들이 그 로 표현되었다.

⑤《[ ]嘉 監 軌》

《[철종철인후]가례도감의궤》는 1851년(철종 2)에 거행된 (1831~1863, 재위

1849~1863)과 (金 根의 딸, 1837~1878)의 가례의식을 기록한 것이다. 이 시기는

(金 의 딸 1789~1857)가 수렴청정을 행하고, 그녀의 친정인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31

서 반차도의 규모도 급격히 증가하 다.(김지 , 앞 논문 86~87쪽 참조) 본 반차도의 규모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36) 조선후기에 제작된 가례반차도를 살펴보면, 국왕-왕비, 왕세자-세자빈의 가례반차도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김지 , 위 논문 86~91쪽) 이것은 가례의식에서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던 상황을 반

한 것이다.

37)《[문조신정후]가례도감의궤》(규13130) 반차도

38) 본 반차도의 세자 행렬에 한 분석은 장서각 소장본을 설명한 것(이성미 외, 앞 책 59~60쪽)과 내용

이 일부 다르나 세자빈의 행렬 내용은 거의 같다.

39)《[문조신정후]가례도감의궤》(규13130) 반차도

金 가문의 세도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런 정치적 상황을 반 하듯 가례는 다

음해 국왕의 을 앞두고 순원왕후의 주도로 추진되었다.

본 가례는 초간택부터 조현례까지 두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치러졌다. 이로 인하

여 이전과 다른 여러 상황들이 발생하 다. 가례의식의 중요행사인 육례는 본 의식을 치르

기 전에 3차례의 예행연습인 습의를 거행하 다. 이때에 1, 2차 습의는 겸행하고 3차는 따

로 행하 는데, 본 가례 때에는 1~3차 습의를 모두 하루에 시행하 다. 심지어 본 의식과

또 다른 의식의 습의를 같은 날 거행하는 일도 있었다.40)

육례 의식에 필요한 예물은 조 에 감했던 것들을 거의 회복시켰을 뿐 아니라 더욱 많

을 양을 다양하게 준비하 다. 그러나 준비 작업에 동원된 장인은 이전에 비해 그 수가 적

었으며, 장인의 직종도 단순해졌다. 그 신 맷돌, 홍사롱 등은 그 값을 지급해 마련했으며,

契에서 물건을 조달하기도 하 다. 이러한 변화를 반 하듯 준비과정에 貢 이 동원된 사

례도 보인다.41)

가례의식을 준비할 때에는 이전의 를 살펴보는 일이 많았으며, 이런 사례는 그 로

의궤에 적었다. 그런데 본 의궤에서는 그런 기록을 거의 찾을 수 없다. 각종 의식은 1802년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 1819년 효명세자의 가례 등에 의거하여 준비하 으나, 참고한 내

용을 의궤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과 동뢰연배설도, 반차도 등 그림 자료는

이전에 비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종류도 풍부하다.

《[철종철인후]가례도감의궤》는 상, 하 2책으로 구성되었다. 상책에는 목록이 작성되어

있으며, , 擧 記, 敎( 啓 ), , �關, 關, 甘結, , , 軌( )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 < 軌>와 < 軌>, 가 있다. 하책에는 < 軌>,

< 軌>와 < 工 >, < 軌>가 실려 있다. <이방의궤>, <삼방의궤>는 ,

, 품목, 감결, 공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별공작>과 <수리소의궤>는 좌목, , 공장 등

으로 정리하 다.

본 의궤는 모두 7건이 제작되었다. 현재 규장각에는 오 산(규13147), 정족산성(규

13148), 예조(규13149), 규장각(규13150), 태백산(규13151) 등에 분상되었던 5건이 소장되

어 있다. 장서각에는 적상산성본(장2-2598)이 있다. 의정부에 보관되었던 것은 현재 행방

을 알 수 없다.

반차도는 1851년(철종 2) 9월 27일 별궁에서 친 의식을 마친 왕과 왕비가 창덕궁으로

가는 길고 화려한 행차를 그린 것이다. 모두 92면으로 현재 남아 있는 반차도 가운데 가장

길다. 제1면에서 63면까지가 왕의 행렬이고, 제64면부터 92면까지가 왕비의 행렬이다. 항

32 奎 閣 28

40) 본 가례의 일정은 졸고, 2005 <1851년(철종 2) 과 의 國 과『[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438쪽 참조.

41) 졸고, 윗 참조.

상 등장하는 官에 이어 과 , 의 행렬이 있는데, 이런 편성이 세 번 반복된

후 기수들이 등장한다. 이전보다 기수들의 수가 많으며, 방향을 표시하는 旗 이외에 동

남, 동북, 서남, 서북의 방향기가 더 있다. 旗, 旗 등의 기수들도 처음 나오는 것이

다. 제26면의 旗 양쪽에는 軍이 각각 10인씩 서 있는데, 이전의 두 배에 해당되는 인

원이다. 화려하고 규모가 큰 둑기와 교룡기, 旗는 말을 탄 기수가 들고, 주변에 4명의 시

위가 같이 받치고 있다. 왕비의 행렬 앞 부분에도 , , 의 편성이 세 번 반복된

뒤 향용정을 시작으로 교명, 옥책, 금보, 명복 등의 가마 행렬이 나온다. 국왕과 왕비의 연

은 각각 18명의 인원이 메고 갔다. 반차도에 그려진 총 인원은 1,941명이고 말은 552필이

다. 1819년의 효명세자 가례 때보다 두 배 이상의 인원이 참가한 행렬이다.

본 반차도는 18, 19세기 여러 반차도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부분 포함하고 있

으며, 각 인물의 직책도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다. 인물과 말 등을 이전보다 크게 그렸고,

각 인물의 묘사와 옷의 주름, 장식 등을 섬세하게 표현하 다. 도 생생하게 그려 놓았

는데, 표미기의 경우 표범의 무늬와 털까지 묘사하 고, 炬는 횃 끝의 불길도 그려 놓

았다. 각종 연여도 이전보다 크고 화려하게 표현하 는데, 특히 채여의 아름다운 모습이 그

로 그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각 면의 인물과 말, 의장의 배치가 적당하여 그림이 정리되

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림의 내용과 구성, 묘사, 사실성 등이나 회화사적인 면에서 조선

후기를 표할 만한 반차도라고 할 수 있다.42)

⑥《[高 ]嘉 監 軌》

《[고종명성후]가례도감의궤》는 1866년(고종 3) 3월에 거행한 高 (1852~1919, 재위

1863~1907)과 ( 의 딸, 1851~1895)의 가례의식을 기록한 것이다. 및 예

물과 관계된 내용은 1851년(철종 2) 과 의 가례 때와 거의 비슷하다. 이것은 가

례의식의 큰 틀이 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과 다른 이 시

기만의 특징적인 모습도 있다.

가장 큰 변화는 宮의 장소 변경과 이에 따른 君의 향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원

래 가례를 위한 별궁은 宮( 의 )을 사용하 는데, 본 가례에서는 高 의

君(1820~1898)의 거처인 宮을 이용했다. 또한 가례도감의 인원 구성에 여러

명의 이 동원되었으며, 친 원군 인물들이 참여하 다. 각종 의식 준비와 물품 마련 및

처리 과정에서 와 建 監, 중앙 軍 등 원군이 큰 향력을 발휘했던 아문이

관계하 으며, 인원의 충원을 위해 도 내렸다.

본 의궤는 상, 하 2책으로 편찬되었다. 상책에는 과 , 記, 敎( 啓 ),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33

42)《[철종철인후]가례도감의궤》(규13147) 반차도; 이성미 외, 앞 책 62~63쪽.

, �關, 關, 甘結, , , 軌 등으로 구성된 <도청의궤>를 비롯하여 < 軌>

와 가 실려 있다. 하책에는 < 軌>, < 軌>, < 工 >, < >의 의궤가

수록되어 있다. 각 의궤마다 좌목을 첫머리에 적었다. <일방의궤>는 , 甘結, 工 ,

, , , , 內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방의궤>, <삼방의궤>는 좌

목, 소장, 품목, 감결, 공장 등으로 정리되었다. <별공작>과 <수리소(의궤)>는 좌목, 수본,

공장 등의 순으로 적혀 있다. 전체적으로 각방마다 의궤의 체재를 갖추고 있지만 내용의 반

복이 있으며,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고종명성후]가례도감의궤》는 모두 7건이 제작되었다. 현재 규장각에는 태백산본(규

13153), 정족산성본(규13155), 예조본(규13156), 규장각본(13157), 의정부본(규15078) 등

5건이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규장각본과 의정부본은 하책만 있는 본이다. 적상산성에

분상되었던 것은 지금 장서각(장2-2599)에 있으며, 庫에 있던 것은 일본 궁내청

(305-80)에 소장되어 있다. 규장각본은 어람용으로 제작된 것인데, 어람용이라고 하여 초

주지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다른 본과 동일한 저주지로 만들었다. 그러나 다른 것에 비해

일정한 씨체로 깨끗하게 편찬되었다.43)

본 의궤의 반차도는 82면으로 긴 편이다. 국왕의 행렬은 50면까지 그려져 있는데, 제26

면에 , 제27면에 轎가 배치되었으며, 제35면에 왕의 이 등장한다. 왕비의 행렬은

제51면부터 시작되는데, , 敎 , , � , � , 轎가 가고

각종 행렬에 뒤이어 왕비의 이 등장한다. 명칭에 약간의 변화가 보이는데, 이전에

라고 쓰던 것을‘ � ’라고 하 으며, 官을‘ � 官’이라고

하 다. 의녀는‘騎 女 女’라고 하 다.44)

본 반차도의 가장 큰 특징은 君(제38면)과 그의 부인인 (제78면)이 등

장하는 것이다. 왕의 행렬 끝부분에 2인과 權 2인을 앞세우고 4명이 메는

轎 가 따른다. 파초잎처럼 생긴 가리개로 교자의 양쪽을 가리고 좌우에 각 10명의 호위

와 8명의 가 따랐다. 왕비의 행렬 뒤에는 14인이 메고 가는 의 [덩]이 등장

한다. 權 와 監을 앞세우고, 덩 뒤에 너울을 쓴 內 4명과 말 탄 宮宮 2인이 따

랐다. 행렬 마지막 부분은 3명의 과 1인의 기수로 마무리 지었다. 다른 반차도의 경우

앞뒤가 칭형을 이루었던 것으로 보아 끝부분을 좀 생략한 듯하다.

본 반차도에는 모두 2,433명의 인원과 말 696필이 등장한다. 이전보다 거의 배에 가까운

인원과 말이 동원된 것이다. 철종 에 1명으로 구성된 旗, 鼓 가 2명으로 늘고, 그 뒤에

� 와 행렬이 따르는 등 기본적인 호위 인원이 증가하 으며, 원군과 부 부인

34 奎 閣 28

43)《[고종명성후]가례도감의궤》에 한 자세한 내용은 졸고, 2005 <1866년(고종 3) 고종과 명성후의 國

과『[高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참조.

44) 이성미 외, 앞 책 64~65쪽.

이 참여하면서 호위 인원이 더 많이 배치되었다. 과 蛟 旗를 앞세운 의장 는 철종 보

다 덜 화려하지만 호위 인원은 더 많았다. 예를 들어 같은 옥교를 따르는 고취 행렬이라도

철종 는 5명씩 2줄로 총 10명이었는데, 고종 때는 4명씩 4줄로 총 16명이었다. 조선후기

가례행차 중 실제로는 제일 규모가 크고 긴 행렬이었다.

큰 규모의 행차를 한정된 지면에 표현하기 위해 한 면에 전보다 1~3명의 호위 인원을 더

그려 놓았다. 차비, 의녀, 궁녀 등 여러 사람을 그릴 때에는 이전보다 각 인물의 간격을 넓

게 잡아 행렬이 산만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그림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 오색의 물감 중 파

란색이 이전의 의궤와 다르게 밝고 맑은 청색인 것도 특징이다.45)

지금까지 인조 부터 고종 까지 편찬된《가례도감의궤》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인조

이후 가례의식을 정비해 나가면서 그의 실행과정을 기록한 의궤의 편찬체재도 가다듬어

갔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의궤와 마찬가지로《가례도감의궤》도 ∙정조 를 거치면서 목

록을 갖추고, 주제별로 정리하 으며 각 관장 기구에 따라 <도청의궤>와 <일방>, <이방>,

<삼방>, <별공작>, <수리소> 등으로 편찬 체재를 갖추었다. 의식별 준비 과정도 점차 세분

화하여 기록하 고, 각각의 도 상세히 기록하 다. 한편 ∙정조 국왕의 권위가 강

화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가례반차도에도 국왕이 등장하 고, 그 호위를 위한 긴 행렬이 표

현되면서 반차도의 규모도 크게 증가하 다.46)

이상의 변화에 따라 1759년( 조 35) 조와 정순왕후의 가례 때부터《가례도감의궤》는

2책으로 편찬되었으며, 이후에도 그 규모가 그 로 유지되었다. 예물과 상차림이 늘고 의

식의 규모가 점차 화려해져 갔던 것에 비해 내용은 오히려 소략해지는 경향을 보 지만

《가례도감의궤》의 기본적인 편찬 체재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3. 조선후기 嘉 의 정비와 변화

1) 揀 의 실시와 宮의 변경

왕과 왕세자가 嘉 를 치르기 위해서는 우선 신부 후보를 선발하는 揀 을 세 차례 실시

해야 한다. 왕실에서는 이를 위해 결혼 적령기에 있는 처자를 상으로 禁 을 내렸다.

이때 국혼의 상이 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47) 우선 國 과 貫이 같지 않은 ,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35

45)《[고종명성후]가례도감의궤》(규13153) 반차도

46) 김지 , 앞 논문 93~94쪽.

47) 국혼 제외 상에 한 기록은《[순조순원후]가례도감의궤》에서 처음 발견된다.(《[순조순원후]가례도

부모가 모두 없는 자가 제외되었으며, 나머지는 각 시기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순

조 효명세자 가례 때에는 왕 비전의 5 , 중궁전의 동성 7촌과 이성 6촌, 嘉 宮

(일명 , 효명세자의 )의 동성 5촌, 세자의 이성으로 혼인 관계에 있는 8촌

친족에 하여 제외하 다. 철종 때에는 의 7촌과 6촌, 와 의

동성 5촌과 이성 4촌 친족 등은 금혼령의 상에서 제외하 다. 고종 때에는 왕 비의

7촌과 6촌, 왕 비의 동성 5촌과 4촌, 비의 동성 5촌과 친이성 4촌, 국왕

의 과 혼인한 8촌 친족에 한하여 제외하 다. 철종과 고종 가례 때에는 왕 비전

의 국혼 제한 범위가 효명세자 때의 중궁전의 제한 기준과 같았는데, 이것은 철종이 당시

왕 비인 순조비 순원왕후 김씨의 아들로 왕위를 계승하 고, 고종이 왕 비인 익종비

신정왕후 조씨의 아들이 되어 왕위에 올랐으므로 당연한 것이었다.48)

처자의 나이 제한은 왕이나 왕세자의 나이에 따라 정해졌는데, 효명세자 때에는 9세에서

13세, 철종 때는 14세에서 18세 사이의 처자들에 한 금혼령을 내렸다. 《經國 》의 <

> 嫁 를 보면, ‘남자 15세’, ‘여자 14세’가 되면 혼가하는 것을 허락하 으며, 관에

신고하면 12세 이상의 자녀는 혼인을 시킬 수 있었다.49)

다음 <표 2>는 앞서 살펴본《가례도감의궤》에 실린 왕(왕세자)과 비(빈)가 가례의식을

올린 때의 연령을 표로 정리한 것이다.50) 이를 보면, 숙종과 철종의 나이가 21세로 많은데,

숙종은 두 번째 국혼이고, 철종은 형편상 적기에 혼례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에 늦어진 것이

다.51) 이들을 제외하면 가례의식을 올리는 왕과 왕세자의 나이는 10세~16세, 비의 나이는

10세~17세로 신랑과 동갑이거나 한 살이 많았다.

결혼 적령기의 처자를 상으로 한 揀 는 한양과 그 이외의 지역에서 모두 거두었

다. 그런데 의궤에 나타난 기록을 보면, 개 한양에서 단자를 거두면, 간택 날짜를 잡고 일

정을 시작하 다. 숙종 때에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한양과 경기도에서 거둔 단자에

서 먼저 간택하고, 이외의 지역은 명문 집안의 합당한 처자의 단자만 거두도록 하 다.52)

고종 때에도 한양에서 해당 처자의 단자를 이미 거두었다는 이유로 삼간택 일자를 잡도록

하 다.53)

36 奎 閣 28

감의궤》(규13123) < 敎> 庚 )

48) 철종과 고종의 왕위 계승 과정에 해서는 졸고, 1990 < 원군집권기 군사제도의 정비> 《한국사론》

23 참조.

49) 신병주, 앞 책 152쪽.

50) 이후에 작성된 표의 근거 자료는 모두 <표 2>와 동일하다.

51) 숙종의 두 번째 가례와 철종의 가례에 해서는 졸고, 2005 <1681년(숙종 7) ∙ 의 嘉 와

『[ ]嘉 監 軌』> 및 <1851년(철종 2) 과 의 國 과『[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참조.

52)《숙종실록》권11 숙종 7년 정월

다음 <표 3>은 각 시기별 삼간택 일정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보면, 삼간택 실시 기간은

사정에 따라 달랐다. 숙종, 철종, 고종 때처럼 한 달 안에 세 차례 모두 행하기도 하 으며,

효명세자 때처럼 재간택 이후 날씨가 더워지면서 석 달 정도 연기되기도 하 다.54) 이에 비

해 조가 주도한 사도세자의 간택은 석 달에 걸쳐 행해졌다.55)

소현세자 때에는 삼간택 자체가 두 번 시행되었다. 1625년(인조 3) 정월 인조는 소현세

자의 冠 와 의식을 거행하면서 嘉 도 행하도록 하 다. 이에 그해 7, 8월에 초

간택과 재간택을 실시하 다. 그런데 이때에 선발된 처자 가운데 (1568~1643)의 딸

이 들어있자 신료들이 강하게 반발하 다. 이전에 윤의립은 서족 조카 이 1624년(인

조 2) 适의 �에 가담하여 처형당한 일로 탄핵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바로 죄를 탕

척 받았으며, 그 뒤에 형조∙예조판서 등을 역임하 다. 이처럼 윤의립의 고위 관직 제수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딸이 세자빈 간택에서 선발되자 이를 비판하는 상소가 연이

어 올라왔다. 특히 金 (1570~1652)과 (1587~1632), 龜(1564~1635) 등의

신들과 사헌 金 (1570~1652), 사간 伋 (1571~1637) 등의 언관들이 맹렬히 반

하 다.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37

<표 2> 왕(왕세자)과 비(빈)의 혼례 연령

시기별 또는 의 또는 의

가례의식 나이 나이

1627년(인조 5) 16세 17세

소현세자의 가례

1681년(숙종 7) 21세 15세

숙종과 인현후의 가례

1744년( 조 20) 10세 10세

사도세자의 가례

1819년(순조 19) 11세 12세

효명세자의 가례

1851년(철종 2) 21세 15세

철종과 철인후의 가례

1866년(고종 3) 15세 16세

고종과 명성후의 가례

53)《[고종명성후]가례도감의궤》(규13153) < 軌> 敎

54)《[효명세자]가례도감의궤》(규13130) < 關>

55) 조의 사도세자와 세자빈 홍씨의 가례 주도에 해서는 졸고, 2005 <1744년( 조 20) 의 嘉

와『[ 敬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참조.

반면, 인조는 신료들의 반발이 국왕을 꺾어 욕보이는 것이라고 힐난하며 자신의 의도

로 삼간택을 실시하고자 하 다. 신료들은 왕실에서 역적의 자식을 취하려 한다는 것과 國

은 예로부터 반드시 에게 물어본 뒤에 정한다는 것을 내세우며 반 의견을 철회하

지 않았다. 즉 인조반정의 명분과 신들의 위상을 무시한 인조에 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

하 던 것이다. 그러자 인조는 재간택까지 행한 소현세자의 가례 일정을 모두 중단시켰다.

이런 사정으로 소현세자의 가례는 2년 뒤인 1627년(인조 5) 정묘호란 직후의 혼란 속에서

다시 삼간택을 실시한 후에 거행되었다.57)

왕(왕세자)의 비(빈)를 정하는 일은 정치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특히 이

후 서인계 공신들은 자신들의 집권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반드시 왕실과의 혼인을 독점하

려 하 다. 이것은 다른 세력이 왕실과의 혼인을 통해 권력의 핵심에 접근할 가능성을 사전

에 방지하려는 의도 다. 소현세자의 國舅 姜 期(1580~1643)는 의 표적인 인

金 의 문인이었다.58) 이후에도 숙종의 國舅 민유중을 비롯하여 홍봉한, 조만 , 김문근,

민치록 등의 국구들은 모두 서인이었다.

38 奎 閣 28

56) 1625년(인조 3)의 세자빈 간택 때에는 의 딸이 선발된 것이 문제가 되어 삼간택이 취소되었으

며, 소현세자의 가례도 연기되었다. 1627년(인조 5)에 다시 삼간택이 실시되었는데, 이때에는 姜 期

의 딸이 최종 간택되었다. 이에 한 자세한 내용은 졸고, 2005 <1627년(인조 5) 의 嘉 와

『[ ]嘉 監 軌』> 《규장각소장의궤해제》3 참조.

57) 졸고, 윗 참조.

58) 강석기와 그 집안에 한 것은《인조실록》권44 인조 21년 6월 < 姜 期 記> 및 姜

, 1990 《衿 姜 公 》참조.

<표 3> 각 가례별 삼간택 실시 일정

시기별 가례의식 초간택 재간택 삼간택

1627년(인조 5) (인조 3) 7월 갑술 (인조 3) 8월 6일 취소56)

소현세자의 가례 (인조 5) 6월 25일 미확인 (인조 5) 9월 29일

1681년(숙종 7) 3월12일 3월 18일 3월 26일

숙종과 인현후의 가례

1744년( 조 20)( 조 19) 9월 29일 10월 28일 11월 13일

사도세자의 가례

1819년(순조 19)5월 6일 5월 19일 8월 11일

효명세자의 가례

1851년(철종 2)윤 8월 3일 윤 8월 13일 윤 8월 24일

철종과 철인후의 가례

1866년(고종 3) 고종과2월 25일 2월 29일 3월 6일

명성후의 가례

삼간택에 한 사항은 후 로 갈수록《가례도감의궤》에 자세히 기록되었다. 삼간택 실

시 장소는 慶 宮 (효명세자의 가례),59) 宮 (철종의 가례),60) 宮

(고종의 가례)61) 등 그때의 사정에 따라 달랐다. 간택행사는 공식적으로는 왕실의 최고

어른인 왕 비가 나서서 하 지만, 숙종과 인현후의 가례는 숙종의 어머니이자 현종비인

왕 비 명성왕후가 주도하 으며, 사도세자의 가례는 조가 적극 나섰다. 또한 고종의 가

례에는 그의 생부인 원군이 깊이 개입하 다.62) 왕과 왕세자의 가례는 정치적으로도 중

요한 일이 으므로 당시의 정치상황에 따라 주도하는 인물이 달랐던 것이다.

삼간택 일정이 시작되면 심사를 받기위해 해당 처자들은 간택 장소인 궁궐에 입궐하

다. 고종의 가례에서는 이때 처자의 은 이상을 입지 못하게 하 으며, 얼굴에는

분만 바르고 붉게 화장하지 않도록 하 다.63)

삼간택에서 최종 선택된 처자는 그 순간부터 나 으로 우를 받는 특별한 존재 다.

따라서 그녀의 주변은 공식적인 호위 가 갖추어졌으며, 거처도 嘉 를 위해 특별히 마련

된 宮에 머물 다.

별궁은 가례에서 중요한 곳이었다. 여기에서 처자는 친정아버지 등으로부터《 》등

의 기본적인 유교 경전을 공부하고,64) 궁궐 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예절을 교육받았다. 아울

러 소현세자 때를 제외하면, 가례의 중요 의식인 가운데 궁궐에 들어가 치르는

을 제외한 모든 행사가 치러지는 곳이었다.

소현세자 때에는 인조의 잠저인 校 宮을 별궁으로 사용하 고, 의식은 에

따라 館에서 치 다. 그러나 1638년(인조 16) 인조와 가례 때에 校 宮,

宮,65) 君(후에 효종)家66) 가운데 어의동 봉림 군가를 별궁으로 정하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39

59) 경희궁 장락전은 내전 역에 있었던 건물로 주로 의 거처로 사용되었다.(홍순민, 1999 《우리 궁

궐 이야기》청년사, 221쪽)

60) 창덕궁 희정당은 편전과 같은 구실을 하던 곳이다.(한 우, 2003 《 宮과 慶宮》열화당/효형출판

135쪽∙138쪽)

61) 창덕궁 중희당은 1863년 12월 신정왕후 조씨가 원군의 둘째 아들 명복을 철종의 후계자로 발표한

곳이자 고종이 冠 를 행한 곳이다. 고종은 경복궁이 중건되기 전에 주로 이곳에서 정사를 보았으며,

경복궁 중건 뒤에도 이곳에서 들의 講을 행하 다. 기타 중희당에 한 내용은 한 우, 위

책 157~158쪽 참조.

62) 고종의 가례 거행과 원군의 위상에 해서는 졸고, 2004 <高 期(1863~1873) 國家 시행의

의미> 《조선시 사학보》31 참고.

63)《[고종명성후]가례도감의궤》(규13153) < 敎>

64) 사도세자 가례 때에 조는 홍봉한에게 별궁에 있는 세자빈 홍씨에게《소학》을 가르치도록 하 다.

그 후 고종 가례 때에 명성후도 별궁에서《소학》을 공부하 다는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위와 같

은 짐작을 할 수 있다.

65) 이현궁은 동부 소재 광해군의 잠저로 현재 종로구 인의동 지역이다. 근처에 배고개, 즉 이 있

어 이현궁이라고 불 으며, 1610년(광해군 2) 왕세자 가례 때에 별궁으로 사용하 다.(《서울 年 》)

다.67) 이어 잠시의 를 행하기 위해 평소 방치되어 있는 태평관을 수리하는 것은 폐단

이 된다는 인조의 명에 따라 별궁에서 친 을 치르도록 하 다. 친 의식을 중히 여겨 반드

시 태평관에서 거행한 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68) 철종 까지 친 례는 어의동

별궁에서 거행되었다.69)

별궁 장소는 고종 때에 이르러 흥선 원군의 처소인 운현궁으로 변경되었다. 친정아버

지가 없는 명성왕후와 국혼을 거행하면서 원군은 국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 는데, 별

궁의 장소 변경은 이러한 상황변화를 보여주었다.70) 한편, 1882년(고종 19) 세자(후에 순

종) 가례 때에는 國 宮을 사용하 다.71)

2) 嘉 監의 설치과정

가례의식을 준비하기 위해 임시관청인 가례도감을 설치하 다. 가례도감은 간택을 실시

하는 기간에 인원을 구성하고 일을 시작하 다. 숙종 때에는 초간택 이전에 설치하 는데,

초간택이 일정 로 수행되지 못하고 자꾸 지연되자 가례도감을 미리 설치하 던 것이

다.72) 사도세자와 효명세자 때에는 재간택 실시 직후에 설치하 고, 그 외에는 초간택 직후

에 설치하 다.

가례도감의 최고책임자인 는 삼정승 가운데 한 사람이 맡았으며, 세 사람은

판서급을 임명했다. 2 과 � 6 등도 정했는데, 낭청은 가례도감에 소속된 에

각각 배속되어 삼방의 일을 주관하 다.73)

가례도감의 이와 같은 인원구성은 인조 이후 그 로 유지되다가 1866년(고종 3)의 고

종 가례 때에 큰 변화를 보 다. 이전에 3명이던 제조가 11명으로 중가하 는데, 종친이

4명이나 포함되었다. 와 � , 工 工監, 宮 監 官이라는 새로운 직

40 奎 閣 28

66) 어의궁은 지금 원남동 로타리와 학로 지역을 말한다.(《서울 年 》)

67)《[인조장렬후]가례도감의궤》(규13062) 監

68)《인조실록》권37 인조 16년 10월 己

69) 왕세자의 가례에는 원래 친 절차가 있었지만 국왕이 왕비를 맞이하기 위해서 별궁으로 가는 친 의

식은 중종 부터 거행되었다. 의 로‘納 ’가 마련된 것은 1702년(숙종 28) 숙종과

인원왕후의 가례 때이다.(김지 , 앞 논문 93쪽)

70) 졸고, 2004 앞 논문 180~183쪽.

71) 안국동 별궁은 안동별궁이라고도 부른다. 國 에 있었는데, 현재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자고

등학교 자리이다. 한때 이곳은 선조와 계비 인목왕후의 공주인 정명공주 및 숙종의 막내 아들 연령군

의 거처로도 사용되었다.(《서울 年 》); 《[순종순명후]가례도감의궤》(규13174) < 軌> 敎

九

72)《[숙종인현후]가례도감도청의궤》(규13084) < 軌>

73) 한 우, 1997 <가례도감의궤( 조정순왕후) 해제> 《국역가례도감의궤》민족문화추진회, 3쪽.

책도 등장하 다. 특히, 부제조는 , 寧 , 등 모

두 정 3품 당상관으로 각 아문에서 실질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으며, 왕실과 인척관계

에 있었다.74)

가례도감 운 의 큰 원칙은《가례도감의궤》에 監 의 형식으로 제시되었다. 도감사

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75)

1. � 8 가운데 2원은 도청으로 호칭하며, 나머지 6원은 세 방에 나누어 배치한다.

1. , � , 監 官은 소속 관아에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公 76)에 참석하지 않

으며, 에도 차출하지 않는다. 와 暇 외에 諫은 에 임명하지 않는다.

1. 당상과 낭청의 은 각각 1顆씩 사용한다.

1. 감조관 6원을 차출하여 세 에 나누어 배치한다.

1. � 1인은 호조와 병조에서 를 지급하며, 21인, 2인, 6인, 庫 4명,

23명은 各 에서 를 받고 있는 자로 부린다.

1. 가운데 부역을 회피하는 자와 명령을 어기는 各 의 하인은 바로 가두고 으로 벌

한다.

1. 각사의 관원 가운데 너무 심하게 태만한 자는 보고하여 죄를 다스린다.

1. 에서 장인을 전혀 구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과 觀 監 장인 및 상급 아문의 �

와 � , 의 하인, 여러 宮家의 장인, 監의 가운데 供 에 합당한 자를 에

따라 부린다.

1. 많이 사용하는 종이와 붓, 먹 및 각종 잡물은 각 해당 관아에서 올리며, 具는 근래

의 로 각각의 아문에서 가져와 쓰도록 하는데, 작은 폐단도 없도록 한다.

1. 각종 장인의 과 價 는 와 에서 수효를 따져 지급한다.

1. 별공작에 배치되는 監 官은 근면한 工監 관원으로 임명하며, 서원 1인과 고직 1명, 사

령 1명은 호조와 병조에서 價를 지급한다. 軍은 병조에서 수효를 헤아려 배정해 보낸다.

1. 별궁수리소의 서원, 고직, 사령 각 1명은 일이 끝날 때까지 호조와 병조에서 요포를 지급

한다.

1. 처음 일을 시작하는 날부터 감조관은 번갈아 가면서 숙직을 한다.

1. 당상, 낭청 및 各 의 軍 는 병조에서 에 따라 배정해 보낸다.

1. 도감 처소는 과 에 두루 한다.

1. 당상, 낭청, 各 의 茶 는 근래의 에 따라 각 아문에서 배정해 보내며, 비록 직함이 있

는 인원이라도 본 아문에 77)가 없으면 형조에서 로 배정해 보낸다.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41

74) 이재면, 조녕하, 민승호에 한 것은 졸고, 2004 앞 논문 197~198쪽 참조.

75) 가례도감 운 의 기본 원칙은 도감사목의 형식으로 제시되었으며, 그 내용은 조 이후 큰 변화없

이 유지되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1744년( 조 20)에 편찬된《[장조헌경후]가례도감의궤》(규13109)

<啓 >에 실린 것을 소개하 다.

76) 공회는 관청의 일이나 公 를 의논하기 위하여 열리는 회의를 말한다.

77) 전복처는 해당 관에 소속된 노비를 관리하는 부서이다.

1. 미진한 조건은 추후에 마련한다.

이처럼 도감사목에는 낭청 이하 인력과 근무처, 임금 지급처, 각종 물자 마련 등에 한

것을 밝혀 놓았다. 장인의 경우에는 동원 상자까지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3) 거행과 상차림

가례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육례를 준비하고 거행하는 일이다. 육례는 納 , 納 ,

告期, 혹은 , , 으로 구성되는데, 왕과 왕세자가 거의 같은 의식을 치

다. 다만, 《국조오례의》를 보면, 왕은 친 을 하지 않고 을 하게 되어 있었다. 봉 은

를 임명하여 를 궁으로 모셔오는 의식을 말하는데, 거의 행해지지 않았던 듯하다.78)

중종 부터는 왕도 친 의식을 행한 것으로 확인된다.79)

한편, 친 의식을 행할 때에 왕세자와 왕세손은 의식 전에 戒를 치 다. 이것은 왕

세자(왕세손)가 세자빈(세손빈)을 맞으러 별궁에 가기 전에 아버지(할아버지)인 국왕이 아

들(손자)인 세자(세손)에게 술잔을 주고 타이르는 의식으로 개 의식에 포함된 것으

로 한다.80)

다음 <표 4>는 인조 부터 고종 까지 행해진 가례의식의 육례 일정을 정리한 것이다.

육례 일자는 삼간택을 치르면서 택일하는데, 우선 친 날짜를 택일한 뒤에 나머지 일자를

정하 다.81) 육례의 날짜를 택일할 때에는 吉 도 가려 정하는데, <표 4>에 나타나듯이 납

채와 납징 등의 의식은 (오전 7시~9시)나 (오전 9시~11시), (오전 11시~오후

1시)에 행하 고, 친 과 동뢰연은 개 이보다 늦은 나 (오후 1시~3시), (오

후 3시~5시)에 거행하 다.

<표 4>를 보면, 육례는 개 한 달 안에 거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현세자와 숙종

은 꼬박 한 달이 걸렸고, 사도세자와 효명세자는 20여 일이 소요되었다. 한편, 철종은 8일,

고종은 1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거행되었다. 그런데 너무 단시일 안에 많은 의절을 치 기

때문에 여러 무리한 일이 야기되었다. 예를 들어, 의 각 는 1, 2차는 겸행하고

3차는 따로 하는데, 이때에는 하루에 모두 행하 다. 심지어 육례 의식과 습의를 같은 날

거행하는 일도 있었다.82)

42 奎 閣 28

78) 유송옥, 앞 책 27~29쪽.

79) 김지 , 앞 논문 93쪽.

80) 유송옥, 앞 책 29~30쪽.

81)《[장조헌경후]가례도감의궤》(규13109) < > ; 이후의 가례에서도 육례일을 택

일할 때에 친 날짜를 제일 먼저 정하 다.

육례의 의식은 궁궐에서 의식을 치른 뒤에 와 및 여러 수행원 등을 신부가 있는

별궁에 보내 예물이나 기타 육례를 상징하는 것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거행되었다. 첫 의식

은 納 로서 신랑측에서 청혼서를 보내는 것이었다. 이때에는 정사와 부사 및 , 뷜 ,

, 등이 행렬을 갖추었으며, 敎 , , 와 , ,

잤, , 등을 마련해 갔다.

納 은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결혼예물을 보내는 것으로 정∙부사와 , 뷜 ,

官 2, 擧 2, 등이 수행했다. 의식 거행을 위해 교문지, 요여와 당주홍칠안

상, 6필과 廣 4필, , 채여와 당주홍칠안상, 4필, 답전문

지, 흑칠함, 채여, 향용정을 준비했다.

告期는 날짜를 알리는 의식으로 정∙부사와 , 뷜 , 등이 각각 1명씩 참여했

다. 전문지, 당주홍칠중함, 요여와 향용정, 답전문지, 채여와 향용정을 마련했다.

와 은 육례 가운데 친 다음으로 중요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삼간택이 되어

별궁에 있는 처자를 , 또는 으로 책봉하는 의식으로 이를 위해 여러 예물과 이 마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43

82) 이하 본고에서 육례에 한 의식과 예물에 한 내용은 졸고, 2005 《규장각소장의궤해제집》3 <가례>

부분 참조.

<표 4> 인조 ~고종 의 각 가례의식 중 육례 일정

소현세자 숙종 사도세자 효명세자 철종 고종

納

納

告期

( )

10월 28일

(오전11시

~오후1시)

11월 10일

오시

11월 21일

오시

12월 4일

오시

12월 27일

미확인

4월 13일

(오전9시

~11시)

4월 20일

오시

4월 25일 사시

5월 2일

사시

5월 13일

사시

5월 13일

(오후 3시

~5시)

12월 20일

(오전7시

~9시)

12월 26일

진시

12월 29일

진시

1월 9일

오시

1월 11일

사시

1월 11일

신시

9월 20일

(오전 7시경)

9월 29일

오시

10월 2일

오시

10월 11일

10월 13일

손시

10월 13일

(오후 1시

~3시)

9월 19일

(오전 9시경)

9월 21일

오시

9월 24일

오시

9월 25일

9월 27일

을시

9월 27일

오시

3월 9일

진시

3월 11일

오시

3월 17일

오시

3월 20일

오시

3월 21일

진시

3월 21일

(오후 1시경)

련되었다. 의식은 정∙부사와 빈자, 敎 官 등과 (세자빈은 )官 2, � (세자

빈은 )官 2, 官 2, 擧 , 官 등이 동원되었다. 수행원들은 교명과 옥책

등을 봉행하 는데 이를 위해 요여, 채여, 배안상 등을 준비하 다.

국왕이 내린 비 또는 빈의 임명장인 敎 은 너비 6척 7촌 5푼, 길이 1척 2촌 2푼 규모로

직조하 다. 5색으로 조성하 으며, 각 1색의 길이는 8촌, 너비는 1척 2촌 7푼이었다. 1

은 이며, 윗부분에 승천하는 용과 하강하는 용 무늬는 으로 하 다. 용 사이에

교명 2 는 로 직조하 다. 제2질은 , 제3질은 , 제4질은 이었다. 제5질

은 흑색으로 아래 부분에 옥색의 승천하는 용과 하강하는 용무늬를 넣었다. 용 사이에 년∙

월∙일을 직조하 다. 교명은 에서 제작하 으며, 규모는 비와 빈의 구별 없이 동일하

다.

에 사용하는 과 � 는 에서 조성하 다. 옥책은 숙종 때에는 으로 1첩

을 5칸으로 하여 6첩을 제작하 다. 매 칸의 길이는 9촌, 너비는 1촌 5푼, 두께는 6푼이었

다. 철종 때는 남양옥으로 조성하 으며, 6칸 6첩에 매 칸의 길이는 9촌, 너비는 1촌

2푼, 두께는 6푼이었다. 고종 때에도 남양옥을 가지고 1첩 6칸짜리를 8첩으로 조성하 는

데, 이전보다 2첩이 늘어난 것이었다. 매 칸의 길이는 9촌, 너비는 1촌 2푼, 두께는 6푼이었

다. 매 칸의 길이는 일정하 지만 1첩의 규모는 점차 커졌다.

� 는 로서 위에 거북이 장식이 있었다. 두께는 1촌으로 일정했으나 크기는 각

가례별로 달랐다. 숙종 때는 사방 3촌 6푼, 철종 때는 사방 3촌 2푼, 고종 때는 사방 3촌 5푼

이었다.

때에는 과 을 제작하 다. 죽책은 으로 1첩 6칸짜리 6첩을 조성하

는데, 매 칸의 길이는 9촌, 너비는 1촌, 두께는 1푼이었다. 옥책에 비해 규모가 약간 작았

다. 은 南 으로 사방 4촌 2푼이었으며, 위에 거북이 장식을 놓았다.

은 가례의식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의식을 치르기 위해 왕

또는 왕세자는 친히 별궁에 행차하여 산기러기를83) 바치는 잤 를 행하고, 비 또는 빈과

함께 궁궐로 돌아왔다. 이때의 행렬은 반차도로 제작하여《가례도감의궤》에 첨부하 다.

별궁은 원래 중국 사신의 숙소인 館을 사용했으나 1638년(인조 16) 인조와 장렬왕후

가례 이후로는 창덕궁 근처 의 던 宮을 이용했다.

를 마친 직후 궁궐로 돌아오는 길은 宮(어의궁) → 橋 →

口 → 橋 → → 口 → 橋 → →

등이었다. 별궁과 친 장소가 어의궁이 아니고, 동뢰연을 창덕궁에서 하지 않을 때는

당연히 행로가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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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산기러기는 경기감 에서 올리는데, 장축서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친 하는 날 가지고 간다.

궁궐로 온 왕(왕세자)과 비(빈)는 궁중잔치인 을 치 다. 이를 위해 왕과 비가 마

주 보는 잔치상이 마련되었다. 상은 여러 줄을 차려 놓았는데, 제일 윗줄에는 왕과 비의

, ( ) , 등이 마주보는 형식으로 각각 배설되었다. 다음 줄에는 과

을 놓고 양쪽에 촛 와 초, 와 串 를 배치했다. 그 아래에는

空 을 놓았다. 한편, 제일 가운데에는 노란색 교배석을 깔고 왕(왕세자)과 비(빈)가 자리

를 잡았으며, 각각의 앞에 을 놓았다. 찬안상 좌우에는 촛 와 초, 과 果 이

놓 는데, 서로 칭이 되도록 하 다. 교배석 아래에는 과 이 놓 다. 제일 아

래 양쪽 구석에 이 놓 는데, 준화상 위에는 붉은 꽃이 꽂혀진 화병이 있었다.84) 여

기에서 왕(왕세자)과 비(세자빈)는 술잔은 나누는 � 를 행하 다.

각종 상에는 여러 종류의 음식상이 차려졌다. 선상에는 1 , 脚 1 과 1수

가 올랐으며, 소선상에는 양 1수, 脚 1척과 1수를 놓았다. 에는 자른 전복

(1 8串), 광어(10미), 문어(3미), 구어(6미), (8근)를 두었으며, 에는 자른 전

복(5곶), 乾 (5수), (10 )과 ( 2미)가 올랐다. 果 에는 문어(반미),

건치(3수), 전복(3串), (10개), 果, , , 乾 果를 준비하 다.85)

3차례 합근례의 맛보기 상차림으로 에는 (10 ), (3곶),

(2수), , , 果, , 果가 올랐다. 에는 , , ,

古 , 추청, 果, , 수정과가 올랐다. 에는 , ,

, , 추청, 果, , 수정과가 올랐다.86)

육례를 모두 치른 후에는 왕실 어른께 인사를 드리는 를 거행하 다. 개 동뢰연

다음날 果 과 핥▭ 3 등을 차려 놓고 왕 비와 왕 비에게 절을 올렸다. 왕세자와

세자빈의 경우에는 부모인 과 에게 제일 먼저 예를 올렸다.

4) 과 예물의 변화

왕은 육례에 따라 각각 다른 복색을 갖추었다. 납채, 고기, 친 에는 과 冠을 갖

추고, 납징∙책비에는 絳 와 冠을 사용하 다. 동뢰연에는 면복을 입었고, 예를 행

한 후 와 함께 에 들어갈 때는 으로 갈아 입었다. 비와 빈은 를 입었다. 4품

이상의 종친과 문무백관은 , 5품 이하는 흑단령을 갖추었으며, 궐 밖으로 나가면 公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45

84) 준화상은 효명세자 때는 검은 색, 철종 때는 붉은 색이었다.

85) 이상은 철종 의 가례의식 상차림으로 중원반의 경우 1819년 효명세자 가례 때에 비해 전복이 새로

올랐으며, 광어는 그 양이 늘었다. 과반에는 薑 果, 苽 果, 果가 새로 추가되었다.

86) 이상은 철종 의 상차림으로 이전에 비해 와 정과류의 음식이 추가되었으며, 1~2 종의 음식이

더 놓 다.

을 입었다.

왕세자의 가례 때에 왕의 복색으로 納 에는 , 納 과 에는 絳 와 官을

입었다. 왕세자는 곤룡포와 익선관 등을 갖추었으며, 戒에는 왕과 왕세자 모두 면복을 입

었다. 官과 는 公 또는 을 입도록 하 다. 때에 왕세자의 연을 수행하는

자는 공복을 입고, 종친과 문무 2품 이상은 에 을 갖추었다. 비와 빈은 를

입었다.87)

왕실에서는 육례를 치르면서 신부측에 여러 차례 예물을 보냈다.88) 조는 이전의 가례

의식을 재정비하면서 검약한 풍속을 조성하려고 노력하 다. 이러한 분위기는 순조 까지

그 로 이어졌다. 그러나 철종과 고종 에 가례의식 자체가 성 해지면서 부분의 예물

종류와 양이 늘어났다.

철종의 가례 때를 보면, 삼간택 다음날 실어 보내는 는 250필, 250필,

200석, 200석으로 순조 에 비해 정포와 정목은 각각 50필이 늘었으며, 백미와 황두

는 각각 130석이 증가하 다. 정포는 監에서, 백미와 황두는 廣 에서 마련하 고,

이외에 품목은 호조에서 준비하 다.

揀 후에 올리는 별궁예물은 , � , , , ,

등을 각각 10필, 30근, 1부와 보자기 등이었다. 이와 함께 본궁나인 2인

이 입을 저고리와 치마, 등을 보냈다.

納 다음날 보내는 은 , , , 등 각각

2 , 와 , , � 각 5필, 20필, 20근, 去 50근

등이었다. 납채 후 3일째 되는 날 실어 보내는 은 , ,

, 각각 2필과 왜주홍칠함 등을 준비하 다.

납징 하루 전에 ( ) 에게 수송하는 본방예물은 와 각 5필, 10

필, 와 4구, 50병, 초주지와 저주지 각 25권, 九 , ,

2건 등이었다. 납징하는 날 실어 보내는 납징예물은 50냥, 과 �

각 4필, 와 각 16필, 10근, 과 등이었다. 철종 가례 때

에 마련한 이상의 각 물량은 전에 비해 거의 2배 이상 증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와 반 로 체로 줄어드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신부의 머리에 올리는 의

규모 다. 소현세자 때는 이전에 60단이었던 것을 줄여 40단으로 제작하 으며, 1696년(숙

종 22), 1718년(숙종 44)에는 48단, 1727년( 조 3년)에는 20단이었는데, 사도세자 때에는

10단으로 하 다. 효명세자 때는 체발을 5단으로 줄 다가 철종 때는 10단으로 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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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복색에 한 자세한 사항은 유송옥, 앞 책 99~160쪽 및 졸고, 2005 앞 책 참조.

88) 이하의 내용은 졸고, 2005 앞 책 참조.

4. 맺음말

조선후기 가례의식은 다른 국가 와 마찬가지로 ∙정조 를 거치면서 재정비되었

다. 이와 함께 가례의식의 전 과정을 기록한《嘉 監 軌》의 편찬체재도 정형화되었다.

의궤 첫머리에 을 작성하여 첨부하고, 各 과 관련된 것을 각각 분류하여 편찬하 으

며, 문서별로 정리하되 각 의식별 내용을 감안하 다. 따라서 인조 에 편찬된《[소현세자]

가례도감의궤》와 그 이후의《가례도감의궤》를 비교해 보면, 조선후기 가례의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의궤의 편찬체재 정비과정도 알 수 있다.

가례의식은 기본적으로 를 거행하는 과정이었으며, 이러한 의절은 거의 변하 지 않

았다. 그러나 각 의식의 내용과 예물, 상차림 등은 그때마다 달랐다. 정묘호란 직후 혼란기

에 치른 소현세자의 가례는 이전에 비해 소략하 으며, 숙종과 조 를 거치면서 가례와

관련된 세세한 규정들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철종과 고종 에는 가례의식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화려해지는 경향을 보 다. 조선후기 가례의식의 이런 변화는 반차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본 반차도는 왕(왕세자)과 비(세자빈)가 별궁에서 친 의식을 마치고 궁궐로 들

어오는 행차를 그린 것으로 화려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한껏 표현하고 있다.

왕과 왕세자의 가례는 단순한 왕실 행사가 아니었다. 비와 세자빈을 간택하는 과정은 당

시 정치세력의 향방과 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아울러 가례의식 자체는 그때의 전반적

인 정책의 방향과 문화 수준,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숙종 국가체제의 재정비에 노력

했던 사실은 숙종과 인현왕후의 가례 때에《국조오례의》를 참고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살펴

볼 수 있으며, 儉을 강조했던 조 의 분위기와 형식적으로 화려해지는 순조 이후의

가례의식, 원군의 위상을 확실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고종과 명성후의 가례의식 등은 각

각의《가례도감의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규장각 소장《嘉 監 軌》를 통해 본 조선후기의 嘉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