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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Route 30 Dreamy Scenic Way 30번 국도 바다, 산, 호수의 멈추지 않는 유혹 해안선을 따라 달리던 도로는 푸른 들판을 지나고 수려한 호수를 휘돌고 진한 초록빛의 깊은 산간으로 이어졌다. 그 길에는 아름다 운 자연과 유서 깊은 건축물, 즐거운 체험 공 간 그리고 맛깔스런 음식이 있었다. 30번 국 도를 따라가는 여정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힐링(Healing)’의 시간이었다. 임동근 기자 · 사진 김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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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Route 30Dreamy Scenic

Way 30번 국도

바다, 산, 호수의 멈추지 않는 유혹

해안선을 따라 달리던 도로는 푸른 들판을

지나고 수려한 호수를 휘돌고 진한 초록빛의

깊은 산간으로 이어졌다. 그 길에는 아름다

운 자연과 유서 깊은 건축물, 즐거운 체험 공

간 그리고 맛깔스런 음식이 있었다. 30번 국

도를 따라가는 여정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힐링(Healing)’의 시간이었다.

글 임동근 기자·사진 김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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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이 산산이 부서지던 날. 전북 부안(扶安)의 변산반도 남

쪽 끝자락의 소금밭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투명하게 담고

있었다. 염부(鹽夫)들이 없는 한낮의 곰소염전은 사진을 찍어낸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멈춰 있었다. 가끔 날아드는 갈매기의 외마

디 울음과 날갯짓, 스쳐 지나는 바닷바람만이 그곳이 현실의 공

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곰소’는 소금을 뜻하는 심마니들의 은어라고 한다. 이곳 이름이

곰소인 까닭은 바로 소금밭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소금이 나오는 황금밭이다. 이곳 젓갈이 유명한 이유도 좋은 소

금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최고의 천일염으로 최고의 젓갈이 만들

어진다.

염부들은 별빛이 초롱초롱한 새벽에 소금을 걷는다. 한낮의 더위

를 피하기 위해서다. 새벽 3시경부터 나와 커다란 채렴(採鹽) 대

패를 밀어 햇볕과 바람이 합작해 만들어 놓은 새하얀 소금을 긁

어모은다. 칸칸마다 바닥에 펼쳐진 소금을 하나씩 꼼꼼하게 긁

고 나면 이곳저곳에 쌓아 놓은 소금을 수레에 수북하게 담고는

세월의 때가 덕지덕지한 쓰러질 듯한 창고에 차곡차곡 쟁여 간

다. 소금이 가득한 수레는 300㎏에 달해 수레를 미는 염부의 팔

과 어깨에는 힘줄이 튀어나올 듯 잔뜩 힘이 들어간다.

동쪽 하늘이 태양에 붉게 물들며 범부(凡夫)의 일상이 시작될 때

염부들은 소금물인지 땀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짠물에 흠뻑 젖어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염부들이 떠나면 햇볕과 바람

은 다시 소금밭을 가득 채우며 소금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렇게 분주하던 소금밭은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모습을 바꾼다.

한낮의 해가 서쪽으로 조금 기울어질 무렵 소금창고 한쪽에서

오전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나온 염부 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까까머리 17살 때부터 소금밭에서 잔뼈를 굵게 하고 몇 해 전 고

희(古稀)를 넘겼다는 박정길 할아버지는 자식 농사라도 잘 지은

것처럼 흐뭇한 얼굴로 소금밭을 응시하고 있었다.

“바닷물이 소금이 되려면 여그서는 13일이 걸려. 바닷물 100근을

잘 말리면 소금 2근이 나오제. 힘든 작업이여. 제대로 된 소금이

나오려면 날씨가 좋아 햇빛이 쨍쨍해야 하고 바람이 잘 불어야

하제. 특히 바람이 중요한디 마파람이 불면 좋은 소금이 나오지

않아. 서풍이나 북풍이 불어야 고실고실하니 소금이 맛나제. 뜨

거운 여름에 나온 소금은 별로여.”

할아버지 염부는 ‘소금 박사’였다. 반백 년 넘도록 소금밭을 드나

들다 보니 어느덧 ‘장인(匠人)’이 되어 있었다.

송홧가루가 흩날리는 5월이면 소금밭은 온통 유채꽃을 흩뿌려

놓은 듯 샛노랗게 색깔이 바뀐다고 한다. 이때 눈부신 황금 염전

에서는 최고의 소금이 생산된다.

변산반도에서 무주까지 비경을 품고 달리다30번 국도는 ‘추억’이다. 누구라도 한 번 그 길을 지

나면 훗날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따가운 햇살 아래서 염부가 쌓아 놓은 새하얀 소금이 보석처럼 영롱하게 반짝인다. 염부는 커다란

채렴(採鹽) 대패로 염전 바닥을 밀며 소금을 긁어모았다.Buan

Scenery Route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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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낭만 도로를 따라서

곰소염전에서 도로는 모항, 격포항, 채석강을 지나 새만

금방조제까지 해안선을 따라 약 37㎞에 걸쳐 이어진다.

변산반도 해안도로는 굽이를 돌 때마다 눈을 시리게 하는

서로 다른 비경(秘境)들이 나타나며 자꾸만 차의 속도를

늦추거나 멎게 했다.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바다 위에는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고,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해안 절벽을 때려댔

다. 때마침 피어난 꽃은 도로 주변을 노란색과 붉은색으

로 화사하게 물들이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전하고, 선착장

이나 방파제 끝에 선 등대는 빨간색이나 흰색으로 그 맑

은 풍경에 선명함을 덧칠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며 드넓

은 잿빛 속살을 드러낸 갯벌 한쪽에는 만선을 꿈꾸며 출항

을 기다리는 어선도 볼 수 있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지나는 해안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다 변

산 해변 도로로 접어들었다. 변산반도 최고의 명소인 채석

강이 있는 곳이다. 파도가 수만 년 동안 바위를 핥으며 수

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것 같은 황홀한 층암단애를 만들

어 놓았다. 활처럼 휜 모래사장 너머로는 작은 배 한 척이

외로이 떠 단아한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서쪽 하늘이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붉게 물들어가자 풍경에 매료된 관광객

들은 널따란 바위 위를 천천히 거닐다 멈춰서 자꾸만 사진

기 셔터를 눌러대곤 했다.

해변 도로의 끝자락에는 새만금방조제가 뻗어 있다. 세계

에서 가장 긴 길이 33.9㎞의 방조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땅과 물을 품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시간

과 파도와 바람이 만든 해안과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방조제가 이어지며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변산반도 해안도로를 지나고

있자면 풍경이 한국 같지 않게 낯설다. 풍광

이 맑고 선명해 눈을 떴다 감을 때마다 아름

다운 풍경 사진을 찍고 있는

기분이 든다.

▶▶수만 년 세월이 만든

비경인 채석강은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

지 않는다. 그 비경에 매

료된 사람들은 널따란

바위 위를 거닐며 물아

일체(物我一體)를 경험

하기도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의 바닷가는 품이 넉넉해서 좋다. 그 누구라도 얘기를 건네면 편안하게 받아줄 것 같다.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 바다도, 물이 빠져나

간 갯벌도, 수면에 하늘을 온전하게 담아낸 염전도 모두 평온하게 다가온다. 도시의 시름을 뒤로하고 바다를 찾아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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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힐 듯한 풍경의 옥정호

새만금방조제에서 해안선과 작별하고 내륙으로 접어든 30번 국도

는 정읍(井邑)의 북부 평야 지대를 지나 남동쪽으로 사선을 긋더니

수려한 풍경을 간직한 호수를 만났다. 섬진강 댐이 세워지면서 조

성된 인공 호수인 옥정호(玉井湖)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정도로 경관이 수려한 순환도

로를 따라가자 잔잔한 호수가 연초록빛 산들을 수면에 고스란히

담아낸 모습이 스쳐 지났다. 호수의 비경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다

는 국사봉(475m) 전망대 바로 아래의 아담한 카페에는 지나던 길

손들이 찾아들어 한참 동안 호수의 풍경을 응시하다 가곤 했다.

15분 남짓을 걸어 국사봉 전망대에 다다르자 옥정호의 비경이 발

아래 펼쳐졌다. 숨 막힐 듯 수많은 초록빛 산들이 에워싼 호수는 시

간이 멈춘 듯 잔잔했고, 수면은 산그늘과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호수 한가운데는 물고기를 꼭 빼닮아

‘붕어섬’이란 이름이 붙은 예쁜 섬도 자리하고 있었다. 해 저물 녘의

흐릿한 대기가 선명한 풍경을 볼 수 없게 한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옥정호 최고의 비경은 봄이나 가을에 피어오르는 운무(雲霧)가 호

수를 휘감을 때 볼 수 있다. 운무가 능선을 이리저리 타 넘고 수면

을 휘저으며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황홀경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해 저물 녘 옥정호는 희뿌연 대기 속에서도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과

도도한 여인 같은 정갈함을 잃지 않았다. 호수를 감싼 초록빛 산들은

여인 같은 호수를 호위라도 하듯 수면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워 묵묵히 물속을 감시했고,

섬은 물고기가 되어 호수 위에 떠올랐다.

Im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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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마이산에서 가장 신비한 것은 80여 기에 달하는

돌탑을 쌓은 이갑룡(1860~1957) 처사의 이야기다. 그는 30

년 동안 홀로 탑 108개를 쌓았다고 한다. 인근 30리 안팎에서

모은 돌로 기단을 만들고 축지법을 써서 전국 명산에서 날라

온 돌에 기(氣)를 담아 세워 올렸다고 한다. 무슨 힘이 작용한

탓일까. 그동안 관광객들로 인해 탑 30여 기가 무너졌지만 지

난해 태풍 ‘볼라벤’에는 하나도 손상되지 않았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이름도 다른데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 해서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

의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해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먹

물을 찍은 붓 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 불린다.

관광지로 변신한 격전지 ‘나제통문’

도로는 내륙 깊숙이 자리한 무주(茂朱)로 이어졌다. 주변에는

심산과 유곡(幽谷)뿐이다. 30번 국도에서 가장 청정한 곳이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풍경은 맑고 공기는 깨끗했다. 반딧불 축

제를 여는 것도 이곳이기에 가능할 것 같았다.

무주읍을 지난 도로는 맑은 풍경 속을 통과해 나제통문(羅濟

通門)으로 이어졌다. 백제와 신라를 이어주던 석굴이다. 지금

도 이 길을 통해 경북 성주와 대구를 간다. 차 한 대가 겨우 지

나다니는 통문은 기껏해야 길이가 30m 남짓이다.

그곳은 1천400여 년 전 백제와 신라의 병사들이 목숨을 바친

격전장이었다. 당시 수많은 병사가 전사해 내천(원당천)에 버

려지며 온통 핏빛에 파리가 들끓었다고 한다. 이곳 웅덩이를

‘승소(蠅沼ㆍ파리소)’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옛날 험난한 전장이었던 나제통문은 지금 무주구천동 관광의

출발점이 되어 있다. 이곳은 구천동 33경 중 제1경으로 많은

이들이 드나들고 있다.

신비한 이야기 간직한 마이산

임실(任實)을 지난 국도는 산간으로 접어들었다. 길은 산을 오

르내리기를 반복하며 진안(鎭安)의 심산(深山)으로 이끌었다.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를 볼 수 있는 덕태산(1,151m)의 백

운동 계곡까지는 국도에서 5분 정도가 걸렸다. 폭포는 끊임없

이 맑은 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높

이 10여m의 커다란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다가올 한

여름 무더위를 한순간에 씻어낼 것 같았다.

백운동 계곡에서 20여 분을 달리자 불쑥 봉우리 두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마이산(678m)과 암마이산(685m)이 솟은 모습이

말 귀를 닮았다는 마이산(馬耳山)이다. 승천하지 못한 산신 부

부가 굳어져 암수 마이봉이 됐다는 설화를 간직한 이곳은 이성

계의 조선 개국과도 관련이 있다. 고려 말 남원에서 왜구를 물리

치고 마이산에 들른 이성계는 꿈속에서 산신으로부터 ‘삼한(三

韓) 강토를 헤아리라’는 계시와 함께 금척(金尺)을 받고 조선을

세웠다고 한다.

1천400여 년 전 백제와 신라의 병사들은 나제통문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다. 죽은 병사가 버려진 물은 붉게 물들었고, 썩은 물에는

파리가 들끓었다고 한다. 옛날의 격전장은 지금 무주의 명소가 되어 있다.

Muju

▶▶마이산에서 가장 신비한 것은 뾰족하게 솟은 돌탑이다. 이갑룡 처사는 30년 동안 홀로 돌에 기(氣)를 불어 넣어 108개의 탑을 쌓아올렸다고 한다.

탑사에는 이 처사를 기념하는 동상이 돌탑들 사이에 세워져 있다. 사람들은 그의 노력에 경탄하며 돌탑 사이를 지나곤 한다.

▶▶나제통문은 전라북도에서 경북 성주나 대구를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관문

이다. 백제와 신라의 살벌했던 과거의 기억을 잊고 동서를 잇는 가교가 되고 있

다. 또 이곳은 수려한 계곡 풍경을 간직한 구천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Ji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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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꽃살문 단아한 산사

변산반도의 내륙 안쪽에 자리한 내소사는 전나무 숲길과 예쁜 꽃창살

로 유명하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하늘을 가린 푸른 전나무 500여

그루가 기다란 숲길을 이룬다. 숲길을 걸어 오르면 푸른 향이 나는 것

을 느낄 수 있다. 비가 내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상쾌함을 전하는 진한

향기가 코끝을 더욱 자극한다.

시원스레 뻗은 전나무 숲길을 지나자 능가산 발치에 들어선 내소사가

나타난다. 사천왕이 버티고 선 천왕문을 통과해 1914년 실상사지에

서 옮겨다 지은 2층 누각인 봉래루 밑을 거쳐 돌계단을 올라서자 석탑

뒤로 단아한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화려한 단청을 배제하고 나무 고유의 색만 남겨진 자태가 산세와 조

화를 이루며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

고 나무를 꿰맞춰 지었다는 대웅보전의 빛바랜 단청과 처마 밑을 장식

하는 조각은 무척이나 정교하다. 특히 솟을연꽃살문은 국내 현존하는

사찰의 꽃살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다. 정

교하게 깎은 연꽃, 국화, 모란 문양을 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웅보전 천장도 볼거리다. 금빛 새 한 마리가 붓을 물고 날아다니며

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지는 천장을 올려다보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

는 용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하다.

옛 향기 그윽한 유서 깊은 건축물옛 건물은 오래 살아남기 어려웠다. 현대화되며 사라지기도 했지만 화마(火魔)에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기 때문이다. 옛 향기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을 찾아갔다.

▶▶부안 능가산 발치에 자리한 내소사 대웅보전은 아무런 빛깔도 없다.

그러나 화려한 오색단청을 입힌 어느 건축물보다 더 아름답고 격조가 있다.

▶▶대웅보전 꽃살문은 지극히 소박하지만 오히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연꽃과 국화, 모란이 문살에 만발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나던 벌과 나비라도 날아와 앉을 것만 같다.

ArchitectureRoute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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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한 지붕 위로 하늘이 환히 보여 시원스럽고, 전체적으

로 깔끔하고 고졸한 느낌을 준다.

사랑채 왼쪽 뒤편으로는 안행랑채와 안채가 서로 껴안은 형국

으로 배치돼 있다. 안행랑채는 큰 ‘ㄷ’자로 작은 ‘ㄷ’자 형의 안

채를 감싸고 있다. 안행랑채의 가운데 있는 대문을 열면 커다

란 대청마루가 있는 안채가 나타난다. 안채는 정면 다섯 칸, 측

면 두 칸 규모의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반으로 접으면 꼭 들

어맞을 것 같은 대칭적인 모습이 눈길을 끈다. 특히 대청마루

위쪽에 자리한 비밀스런 조그만 벽장도 흥미롭다.

안채 왼쪽에는 또 하나의 사랑채가 자리하고 있다. 안사랑채

는 원래 이 집을 짓기 전에 주인이 기거하기 위한 공간이었는

데, 안채가 완공된 후에는 손님 숙박용 별채나 별당으로 사용

됐다고 한다. 안채 뒤쪽에는 우물과 장독대가 위치한다.

피향정, 호남의 으뜸 정자

정읍시 태인면에 위치한 피향정(披香亭)은 흔히 ‘호남의 으뜸

정자 건축물’로 불린다. 통일신라시대 때 최치원이 짓고 연못

가를 거닐며 풍월을 읊었다는 얘기가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조

선 중기 때 지어졌다.

피향정은 원래 앞뒤로 큰 연못이 있는 중앙에 세워졌는데 지

금은 앞쪽에만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석조 기둥 28개가 떠받

치고 있는 앞면 다섯 칸, 측면 네 칸의 정자로 팔작지붕은 날

아갈 듯 시원스럽다.

정자의 모습과 주변 풍광이 수려해 많은 시인묵객의 발길을

붙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이란 현판

이 있지만 주변이 개발돼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연꽃이 피어나는 여름이면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풍광

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김동수 가옥, 상류층의 세련된 고택

김동수 가옥은 고택을 다루는 책이나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택으로

특히 풍수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 온다. 조선 정조 8년(1784) 김동수의 6

대조인 김명관이 도깨비가 명당이라고 점지해 준 자리에 건립했다고 전해지는

데, 그는 후손들에게 집을 결코 떠나지 말라고 당부하고 다시 지을 수 있도록 안

채 아래에 표식도 만들어 두었다고 한다. 이 가옥은 창하산(蒼霞山)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고, 앞으로 동진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터에 자리

하고 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충복(忠僕)이 거주하던 초가의 호지집을 지나 아름드리 단풍

나무 뒤로 고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커다란 단풍나무가 기와, 담, 솟을대문과 어

우러진 풍경이 꽤나 고풍스럽고 운치가 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빨간 봄꽃이 화사하게 핀 작은 대문 마당이 나타나고, 오

른쪽 협문 사이로 사랑채와 정갈한 마당이 보인다. 대문 마당이 별도로 있는 점

도 특이한데 이는 외부인을 감시하기 위한 설계라고 한다. 사랑채는 전면 다섯

칸, 측면 세 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마당에서 사랑채를 바라보면

김동수 가옥은 흔히 ‘아흔아홉 칸 집’으로 불리는 조선시대

상류층 주택의 전형이다. 고풍스럽고 운치가 있는 이 가옥은

붉은색과 흰색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 화려하기까지 했다.

▶▶솟을대문 바깥쪽에서 대문 마당이 보인다. 마당 오른쪽

의 좁은 문을 통과하면 사랑채가 나타난다. 대문 마당을 둔

이유는 외부인의 출입을 감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김동수 가옥은 바깥행랑채와 사랑채, 안행랑채와 안채, 안사랑채, 사당 등으로 구성돼 있고, 바깥에는 충직한 노비들이 거주하던 호지집이 자리한다.

▶▶‘호남 으뜸 정자’라 불렸던 피향정 앞뒤로는 원래 커다란 연못이 있

었지만 이제는 하나만 남아 있다. 그래도 한여름 정자에 오르면 연꽃이

연못을 하얗게 뒤덮는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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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치즈마을, 고소한 치즈와 함께한 하루

임실에서 가장 유명한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치즈

다. 농가 소득 증진을 위해 46년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치즈를 생산했고, 지금은 독특한 체험 프

로그램을 운영하며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많

은 이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치즈마을 체험은 경운기를 타고 치즈 체험장으로

이동하며 시작된다. 푸른 논이 펼쳐진 시골길을 터덜터덜 10분 정도 달리면 하얀색 건물인

체험장이 나타난다. 체험장에서는 서울에서 수학여행을 온 여중생들이 치즈의 역사와 낙농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에 관한 강의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피자나 파스타에 들어가는 모차렐라 치즈를 만드는 시간이다. 우선 우유가

담긴 플라스틱 통에 유산균과 우유를 응고시키는 효소를 넣고 저어준 후 30분 정도 지나면

우유가 굳는다. 여학생들은 직접 만든 부드럽고 촉촉한 치즈의 맛을 보며 즐거워한다.

이후 미리 제조해서 식혀 놓은 치즈를 나눠주는데, 잘게 부순 뒤 뜨거운 물을 부으면 피자를

먹을 때처럼 치즈가 쭉쭉 늘어난다. 치즈는 여학생 7~8명이 둘러서서 끝을 잡고 넓게 늘어뜨

려도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탄력이 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치즈는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작은 진공 용기에 포장도 해 준다.

초지에서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는 초지 낙농, 피자 만들기, 산양유 비누 만들기 등도 선택해

체험할 수 있으며, 식사와 숙박이 포함된 1박 2일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한편 인근에는 임실치즈테마파크가 조성돼 있다. 각종 체험관에서는 치즈와 피자 만들기,

유럽 정통음식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홍보관에서는 치즈 역사 교육이,

유가공 공장에서는 치즈 제작 원리를 익히는 견학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즐거운 체험30번 국도에서는 머루로 담근 와인을 맛보고, 와인을 섞은 물로 족욕을

즐기고, 치즈를 직접 만들어 보는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임실치즈마을은 자녀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직접 치즈를 제조하고, 치

즈피자와 스파게티를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또 송아지에게 먹이 주기, 산양유 비누 만들

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머루와인동굴, 와인 향기에 매료되다

무주 적상산 중턱 해발 450m 지대에 자리한 머루와인동굴. 10m 정도 들어갔을까. 한

기(寒氣)가 옷 속을 파고든다. 이곳은 연중 13~14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원래 양수발

전소 공사 중 뚫은 작업 터널이었지만 머루와인 보관소로 이용하다 2009년 리모델링을

해 관광지가 됐다. 동굴 길이 총 579m 중 290m가 머루와인을 숙성·저장·시음·판매

하는 곳으로 꾸며져 있으며, 보관돼 있는 와인은 2만 병이 넘는다.

10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동굴 끝에는 와인 시음대가 자리하고 있다. 2천 원짜리 입장

권을 내면 스위트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물론 구천동머루와인, 루시올뱅 등 무주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구입할 수도 있다.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탁자가 마련돼 있고, 어두컴컴한 동굴 한

쪽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꾸민 사진 촬영 장소도 있다. 와인을 탄 물에 발을 담그고 피

로를 풀 수 있는 족욕 시설도 있다.

▶▶적상산 중턱에 자리 잡은 머루와인동굴에서는

머루와인을 맛보고 와인을 이용한 족욕을 즐길 수 있

다. 또 무더위를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ExperienceRoute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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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 오후 5시까지)

관람료 어른 3천 원, 청소년 2천

원, 어린이 1천 원, 4D 특수 영상

료 3천 원

문의 063-580-3958

부안청자박물관, 명품 청자의 미를 담다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는 고려청자 중에서도 명품으로 인정받는

상감청자가 생산됐던 곳으로, 비색의 청자 찻잔 형태로 건축된

부안청자박물관에서는 청자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배우고 아름

다운 빛깔의 명품 고려청자를 감상할 수 있다.

우선 2층 청자역사실에는 시대별 도자기의 역사 자료와 호리병,

접시, 그릇 등 유천리 청자 가마터에서 발굴된 유물이 전시돼 있

다. 또 청자명품실에는 고려시대의 청자 연꽃줄기무늬 매병을

비롯해 청자 국화무늬 피리, 청자 음각 연꽃무늬 호, 청자 상감

국화무늬 찻잔, 청자 상감 모란무늬 함 등 수준 높은 청자들이

진열돼 있다.

1층으로 내려간 후 청자제작실로 들어서면 상감청자의 제작 과

정과 개경으로의 운반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3D와 4D 입체영상을 이용해 청자의 제작과

운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호기심 자극하는 미술관과 박물관30번 국도에는 아름다운 풍경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휘목아트타운, 이색 복합 예술 공간

부안 변산반도 해안도로에 위치한 휘목아트타운은

야외조각공원과 미술관, 누드화 갤러리, 카페, 펜션이

있는 복합 예술 공간이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차

를 마시고 예쁜 펜션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초록빛 잔디가 깔린 넓은 정원 뒤로

현대식 건축물이 눈길을 끈다. 잔디 정원에는 발가벗

은 모자상과 소년상 등 국내 현대 작가들의 조각품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은 원형 전시실과 사각형 전시실로 구성돼 있

다. 누드화, 추상화, 정물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한국 원로 미술가들의 초대전과 테마

기획전이 매년 3~4회 열리고 류경채, 오승우, 박득순,

박영선 등의 작품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

누드화 갤러리는 카페와 같은 건물에 마련돼 있다. 박

영선, 김호걸, 박득순, 최쌍중, 구자승 등 한국의 대표

인물화가들의 수준 높고 이색적인 누드화가 내부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누드화 갤러리 옆에는 카페가 있다. 안락하고 커다란

소파를 놓아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게

했다.

펜션은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객실은 호텔

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런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인원

에 따라 최대 115.7㎡의 방을 선택할 수있고, 야외 바

비큐장도 2곳이 있다.

운영 시간 미술관 오전 11

시~오후 6시, 누드화 갤러

리 오전 10시~오후 8시

관람료 6천 원(카페 이용

시 무료)

문의 063-584-0006

무주반디랜드, 반딧불이 만나는 체험ㆍ교육 공간

곤충박물관, 반디별천문과학관, 반딧불이연구소, 야영장, 통나무

집, 반딧불이 관찰지가 있는 체험ㆍ학습ㆍ교육 공간이다.

곤충박물관에는 전 세계에 분포하는 2천여 종, 1만3천500마리

의 곤충 자료와 고대 생물 화석이 전시돼 있다. 세계적인 희귀

곤충을 볼 수 있고, 3D 입체영상실에서는 반딧불이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입체영상을 관람하는 돔영상관

에서는 지구의 탄생과 별자리, 반딧불이 우주여행 등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반딧불이 유충과 성충을 볼 수 있는 반딧불이체험관,

팔손이나무 등 열대식물이 있는 생태 온실도 볼만하다.

천문과학관은 전시실과 관측실, 3D 입체영상실로 구성돼 있다.

800㎜ 주망원경과 203㎜ 부망원경으로 별들을 관찰할 수 있다.

운영 시간 ▶곤충박물관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후 5시까지) ▶반디별천문과학관

오후 1시~10시(동절기 오후 9시까지)

이용 요금 곤충박물관 어른 3천 원, 청소년 2

천 원, 어린이 1천 원(천문과학관 동일)

문의 063-324-1155

Gallery & MuseumRoute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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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곰소항 서편으로 곰소아리랑젓갈횟집, 곰

소쉼터 등 젓갈정식과 꽃게장을 내는 식당 수십

곳이 성업 중이다. 가격 젓갈정식 1만 원, 꽃게장

정식 1만8천 원.

미각 사로잡는 국도변 먹을거리혀끝이 기억을 지배하는 것인지 몰라도 여행의 만족도는 음식이 판가름할

때가 많다. 여러 곳을 거치는 30번 국도변에는 당연히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그중 여행자의 미각을 사로잡는 먹을거리를 세심하게 골라 소개한다.

임실 치즈피자

임실을 방문했다면 임실에서 생산ㆍ가공된

치즈를 사용한 피자를 맛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임실치즈마을에서는 체

험을 통해 만든 피자를 시식할 수 있고, 임

실치즈테마파크에서는 임실 치즈를 이용해

만든 고소한 피자와 스파게티를 판매한다.

임실군이 브랜드를 개발해 관리하고 있는

‘임실N치즈피자’에서도 피자를 즐길 수 있

다. 그 외 피자집은 상호에 ‘임실’이 있어도

임실 치즈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부안 바지락죽

바지락죽은 부안의 유명 먹을거리인 백합

죽이 비싸 일반적으로 먹기 쉽지 않은 탓에

대안으로 생겨났다. 그렇다고 맛이 백합죽

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는 않는다.

부안에서는 변산반도 연안에서 채취되는

자연산 바지락을 이용해 죽을 끓인다. 쌀,

녹두에 당근, 파, 마늘 등을 넣어 끓여 내는

데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바다를 입 안 가

득 들이부은 듯 향기가 오래 간다. 뽕잎 바

지락죽, 인삼 바지락죽 등 건강 메뉴도 맛

볼 수 있다.

무주 어죽

일반적으로 어죽은 민물고기를 고아 뼈를 발라낸 뒤 불린 쌀과 수제비를 넣고 끓인 죽이다. 무주의

어죽은 금강 상류의 내도리 강변에서 잡히는 동자개(일명 ‘빠가사리’)에 모래무지, 꺽지 등의 민물고

기를 적당히 섞고 쌀, 깻잎, 파, 마늘, 부추 등을 넣고 푹 끓여 낸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는 핏물

을 잘 제거해야 한다.

얼큰하고 고소한 맛에 비릿함이 전혀 없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 평소 민물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무주에서 일단 맛을 보면 다시 찾는다고 한다.

위치 임실치즈테마파크의 프로마쥬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스파게티, 커틀릿을 판매한다. 가격 피자 2

만 원 내외, 스파게티와 커틀릿 8천 원.

위치 무주군청 인근에 있는 어죽의 원조격인 금강식당과 내도리 강나루 회관이 유명하며, 무주 읍내와 내도리 곳곳에도

맛 좋은 어죽을 내는 식당들이 많다. 가격 6천 원.

진안 더덕구이와 산채비빔밥

마이산 인근으로는 여느 사찰이나 유명 등

산로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더덕구이와

산채비빔밥이 꽤나 유명하다. 또 참나무로

굽는 등갈비 장작구이가 인기가 많다.

더덕구이는 더덕에 고추장을 발라 은근하

게 굽는데 그냥 날것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싱싱하다. 잘 구워진 더덕에서는 향긋한 숲

속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산채비빔밥은 버섯, 고사리 등 산나물 8가

지가 각종 밑반찬, 구수한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다.

위치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탑사 가는 길에 더덕

구이와 산채비빔밥을 내는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가격 더덕구이 1만2천 원, 산채비빔밥 8천 원.

위치 부안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특히 새만금방조

제에서 변산 온천으로 가는 방향에 바지락죽으로

유명한 맛집이 많다. 가격 7천 원.

곰소 젓갈정식과 꽃게장

젓갈정식은 백합죽과 백합구이, 간장게

장과 함께 부안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

손꼽힌다. 좋은 소금이 생산돼 맛 좋은

젓갈이 나오는 곰소항에서는 당연히 젓

갈정식을 맛봐야 한다.

어느 곳을 가나 창란젓, 명란젓, 청어알

젓, 황석어젓, 오징어젓, 낙지젓, 가리비

젓, 아가미젓, 어리굴젓, 갈치속젓, 꼴뚜

기젓, 바지락젓 등 젓갈 9~13가지가 기

본으로 깔린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김에 따끈한 밥 한

숟가락을 놓고 그 위에 젓갈을 올려 입

안에 쏙 넣으면 먼저 코끝에서 바다의 향

기가 밀려오고 이어서 혀를 자극하며 입

안 한가득 침이 고이게 한다. 이렇게 젓

갈 한 가지씩만 맛봐도 밥 한 공기가 순

식간에 뚝딱 사라지고 두 번째 공기를

부르게 된다.

젓갈은 숙성도와 양념을 넣는 손맛 때문

에 식당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곰소 바다에서 소금이 나고 그 소금으로

젓갈을 담그니 어느 곳이나 기본은 한다.

꽃게장은 바로 옆 군산이 유명하지만 이

곳 꽃게장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게살이

많고 알이 수북하며 짜지 않게 만들어 가

히 ‘밥도둑’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다.

FoodRoute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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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 계곡

나제통문에서 덕유산 향적봉

까지 36㎞에 걸쳐진 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형형색색의 기암

괴석이 즐비하고 원시림 사이

를 흐르는 물이 수많은 소(沼)

와 담(潭), 폭포를 이루고 있

으며, 희귀 동식물도 서식하고

있다.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던 노송

이 있었다는 학소대(鶴巢台)를

비롯해 물 흐르는 소리가 탄금 소리처럼 들린다는 청금대(廳琴台), 계곡 경치가 일품인 파회(巴 ), 폭

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장관을 이룬다는 월하탄(月下灘), 사자가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사자담(獅子

潭), 선녀들이 비파를 뜯으며 놀았다는 비파담(琵琶潭), 물이 암반과 기암괴석에 부딪히며 이루는 폭포

수와 물보라가 장관을 이루는 연화폭(蓮花瀑) 등 33개의 아름다운 경치를 품고 있다.

용담호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다. 댐의 높이는 70m, 길

이는 498m로 저수량은 국내 5번째 규모이다. 정천 망향

동산 전망대에 오르면 호수의 시원스런 풍경이 눈앞에 펼

쳐진다. 새벽녘 물안개가 호수를 덮으면 몽환적인 분위기

를 풍긴다. 댐 주위의 드라이브 코스가 환상적이다.

진안홍삼스파

홍삼 성분과 음양오행의 원리를 이용한 치유 목적의 스

파 시설이다. 홍삼 거품으로 마사지를 하는 태극존, 음양

오행 테라피를 체험하는 테라피존, 노천욕을 즐기고 명

상을 할 수 있는 아쿠아존으로 구성돼 있다. 숙박 시설인

호텔홍삼빌도 있다. 문의 www.redginsengspa.kr, 1588-7597

데미샘

섬진강의 발원지로 백운면 신암리에 있다. ‘데미’는 ‘무더

기’나 ‘더미’의 방언인 ‘무데기’나 ‘데미’에서 온 것으로 추정

되는데 실제 샘 주위에 돌무더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줄기는 백운면, 마령면, 진안읍, 성수면을 거친 후 임실,

구례, 하동을 지나 광양만 바다로 흘러든다.

무주 반딧불 축제

제17회 무주 반딧불 축제가 ‘사랑의 반딧불,

축제의 불을 밝히다’를 슬로건으로 6월 1일

부터 9일간 개최된다. 천연기념물 제322호

반딧불이의 비상과 군무를 감상할 수 있는

자연 축제이다. 섶다리 놀이, 방앗거리 놀이,

낙화놀이, 기절놀이 등 무주의 문화를 경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Information30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눈길을 빼앗아가는 아름

다운 풍경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명소가 끊임없이

나타나 시간마저 잊게 된다.

전봉준 장군 고택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 ‘녹두장

군’ 전봉준의 생가이다. 동학농

민운동 이후 관군에 의해 이 지역

농가가 모두 불태워졌는데 이 집

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한다.

지난해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지

붕과 흙 담장의 이엉이 모두 날아

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인근에

황토현 전적지와 동학농민혁명기

념관이 있다. 문의 063-539-5232

전라북도 종합사격장

사격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초

보자라도 지도를 받아 사격을 즐

길 수 있다. 10mㆍ25mㆍ50mㆍ클

레이 사격장이 있으나 일반인은

10m 공기권총과 공기소총, 클레

이 사격만 할 수 있다. 가격은 공

기소총이 10발 기준 2천 원, 공기

권총은 3천 원이며, 클레이 사격

은 25발 기준 2만2천 원이다. 문의

www.jbshooting.or.kr, 063-643-0104

태인향교

조선 세종 3년(1421) 현감 안기

가 건립했다. 향교 입구에 외삼문

(外三門) 대신 만화루(萬化樓)를

세운 것이 특징인데, 단종비인 정

순왕후가 지금의 칠보면에서 출

생하고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 씨

가 태인에서 태어났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만화루는 정조 18년

(1794)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사선대

신선과 선녀들이 놀았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시원스레 흐르는 오

원천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풍경이 아름다워 지나

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책로와 축구장, 수영장, 테니스

장, 분수대 등이 설치돼 있다. 가

을에는 전설에 등장하는 사선녀

를 주제로 하는 소충 ·사선문화제

가 열린다. 문의 063-640-2341

부안영상테마파크

조선의 왕궁과 사대부 가옥, 한

방촌, 공방촌, 시전 거리 등을 조

성해 놓은 사극 종합 촬영장으

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뿌리

깊은 나무’ 등이 촬영됐다. 문의

www.buanpark.com, 063-581-0975

석정문학관

‘임께서 부르시면’,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로 유명한 부안 출신

현대 시문학의 거장 신석정 시인

의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공

간이다. 시인의 사진 자료, 대표

시집과 수필집 등을 볼 수 있다.

문의 shinseokjeong.com

금구원 야외조각미술관

1966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민

간 조각공원이다. 여체의 미를 묘

사한 작품 1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개인 천문대도 있다.

문의 www.keumkuwon.org

출발지 찾아가기

30번 국도는 전북 부안에서 시작해 정읍, 임실,

진안, 무주를 지나 동쪽으로 대구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340㎞의 일반 국도이다. 전북 지역만

돌아보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부안으로

가거나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무주IC로 진입

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현지 여행 길잡이

30번 국도는 전북 지역만 해도 길이가 약 270㎞

에 달한다. 국도변에서 만나는 빼어난 경치를 감

상하고 유서 깊은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고 맛깔

스런 음식을 맛보면서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일정을 3~4일은 잡아야 한다.

도로 확장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우회

도로를 이용하게 되는데 계획했던 명소를 놓칠

수 있으므로 도로 표지판과 명소 안내판을 잘

보고 찾아가도록 한다.

숙박은 관광객이 많은 구간이기 때문에 일정에

따라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실에는

숙박업소가 별로 없으므로 길에서 시간을 보내

고 싶지 않다면 꼭 예약하도록 한다.

관광 지도와 안내 책자

여행을 떠나기 전 지방자치단체 문화관광 홈페

이지의 게시판에 주소와 연락처를 기재해 올리

면 관광 지도와 안내 책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

다. 지역별 관광안내소에서도 자료를 받을 수

있다.

부안 정읍 임실

진안

무주

최북미술관ㆍ김환태문학관

무주 출신 조선 후기 화가 최북(1712~1786)

과 문학평론가 김환태(1904~1944)의 생애

와 작품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미술관과 문

학관에는 작가들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자료

와 작품이 전시돼 있다. 문의 063-320-5636

익산시

군산시

부안군

완주군

정읍시

임실군

고창군

순창군남원시

장수군

무주군

진안군

진안

무주

반디랜드

머루와인동굴

나제통문

덕유산

임실

임실치즈마을

마이산

옥정호 정읍

채석강내소사

부안 피향정

김동수 가옥

전주시 김제시

곰소염전

30

30

사진 / 정읍시청 제공

사진 / 임실군청 제공

사진 / 부안군청 제공

사진 / 임실군청 제공

사진 / 정읍시청 제공

사진 / 진안군청 제공

사진 / 진안군청 제공

사진 / 무주군청 제공

사진 / 진안군청 제공

사진 / 무주군청 제공

사진 / 무주군청 제공